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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 행사에 대한 권리남용 항변

상표권은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타인의 행위를 배제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런데, 외형적으로는 정당한 권리행사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상표권에 대한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에, 상표권 침해금지 청구소송 등에서 피고는 원고의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항변을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2. 10. 18. 선고 2010다103000 전원합의체 판결은 “상표법은 등록상표가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별도로 마련한 상표등록의 무효심판절차를 거쳐 그 등록을 무효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상표는 일단 등록된 이상 비록 등록무효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대세적으로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상표등록에 관한 상표법의 제반 규정을 만족하지 못하여 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에 대해 잘못하여 상표등록이 이루어져 있거나 상표등록이 된 후에 상표법이 규정하고 있는 등록무효사유가 발생하였으나 그 상표등록만은 형식적으로 유지되고 있을 뿐임에도 그에 관한 상표권을 별다른 제한 없이 독점배타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 상표의 사용과 관련된 공공의 이익을 부당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상표를 보호함으로써 상표사용자의 업무상 신용유지를 도모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과 아울러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상표법의 목적에도 배치되는 것이다. 또한 상표권도 사적 재산권의 하나인 이상 그 실질적 가치에 부응하여 정의와 공평의 이념에 맞게 행사되어야 할 것인데, 상표등록이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하여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음에도 형식적으로 상표등록이 되어 있음을 기화로 그 상표를 사용하는 자를 상대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도록 용인하는 것은 상표권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고 그 상표를 사용하는 자에게는 불합리한 고통이나 손해를 줄 뿐이므로 실질적 정의와 당사자들 사이의 형평에도 어긋난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그 상표등록이 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상표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고, 상표권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으로서도 상표권자의 그러한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있는 경우 그 당부를 살피기 위한 전제로서 상표등록의 무효 여부에 대하여 심리,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며, 이러한 법리는 서비스표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라고 설시하였습니다.

위 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피고는 상표권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소송에서 상표등록이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하다는 항변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반드시 청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즉 위 대법원 판결은 상표권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소송에서 피고에게 상표등록 무효 여부 다툼에 관한 유력한 방어권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5다39099 판결은 “상표권자가 당해 상표를 출원, 등록하게 된 목적과 경위, 상표권을 행사하기에 이른 구체적, 개별적 사정 등에 비추어, 상대방에 대한 상표권의 행사가 상표사용자의 업무상의 신용유지와 수요자의 이익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상표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하여 공정한 경쟁질서와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수요자 사이에 혼동을 초래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등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상표권의 행사는 설령 권리행사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등록상표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고, 상표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위와 같은 근거에 비추어 볼 때 상표권 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주관적 요건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시하였습니다.

구체적 사안에 대하여, 원고는 ACM사의 국내 총판대리점 관계에 있던 회사로서 ACM사가 국내에 상표등록을 하고 있지 않음을 기화로 이 사건 등록상표들을 출원, 등록해 놓았다가, ACM사와의 총판대리점관계가 종료된 후, 이 사건 등록상표들을 실제 상품에 사용하지도 아니하면서 ACM사의 국내 출자 법인인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등록상표권을 행사하여 그동안 피고가 정당하게 사용해 오던 ‘ACM’이나 이를 포함한 표장을 피고의 인터넷 도메인 이름 또는 전자우편주소로 사용하거나 피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청구하는 것은 이 사건 등록상표권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안에서, ACM 또는 ACM을 포함하는 상표에 관한 권리는 일본에 소재하는 ACM사의 것입니다. 이에 원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를 등록한 것에는 무효사유도 존재합니다.

현행 상표법은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들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상표(지리적 표시는 제외한다)와 동일 유사한 상표로서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그 특정인에게 손해를 입히려고 하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표”(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 “동업 고용 등 계약관계나 업무상 거래관계 또는 그 밖의 관계를 통하여 타인이 사용하거나 사용을 준비 중인 상표임을 알면서 그 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품에 등록출원한 상표”(제20호), “조약당사국에 등록된 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표로서 그 등록된 상표에 관한 권리를 가진 자와의 동업 고용 등 계약관계나 업무상 거래관계 또는 그 밖의 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자가 그 상표에 관한 권리를 가진 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그 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 유사한 상품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등록출원한 상표”(제21호)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고, 착오로 등록되었다고 하더라도 무효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사안에서 피고는 해당 사건 등록상표가 무효로 될 것이 명백하다는 점을 주장할 수도 있고, 원고의 등록상표가 위 대법원 판결이 설시한 기준에 해당한다는 것을 주장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후자의 주장에 대한 입증이 용이할 것입니다.

소위 상표 브로커 행위에 의한 상표등록 시도는 위와 같이 거절이유에 해당하여 성공하기 어렵고, 설령 상표등록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상표 브로커 행위는 위 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상표권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되어 성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위 대법원 판결과 동일한 취지로 판결한 대법원 판결로는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다67223 판결,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다6059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6다40461 판결 등이 있습니다.

한편, 2012다6059 판결은 위 기준의 설시에 더하여, “어떤 상표가 정당하게 출원 등록된 이후에 그 등록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 유사한 상품에 정당한 이유 없이 사용한 결과 그 사용상표가 국내의 일반 수요자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용상표와 관련하여 얻은 신용과 고객흡인력은 그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의한 것으로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고 그러한 상표의 사용을 용인한다면 우리 상표법이 취하고 있는 등록주의 원칙의 근간을 훼손하게 되므로, 위와 같은 상표 사용으로 인하여 시장에서 형성된 일반 수요자들의 인식만을 근거로 하여 그 상표 사용자를 상대로 한 등록상표의 상표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설시하였습니다.

위 판결은 선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의하여 어떤 사용상표가 국내의 일반 수요자에게 알려지게 되었다면, 그러한 사용상표는 일반 수요자들의 인식에 근거하더라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8다253444 전원합의체 판결의 하급심 판결 검토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는 대법원 2018다253444 전원합의체 판결의 하급심 판결을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34229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8. 10. 선고 2016가합534229 판결은 이 사건 서비스표의 요부는 문자 부분인 “DATA FACTORY”라고 할 수 있다고 판단한 후, 이 사건 서비스표의 요부를 피고의 서비스표(“데이터팩토리”, “DATA FACTORY”)와 대비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서비스표와 피고의 서비스표 모두 ‘데이터팩토리’로 청음되어 동일하고, 그 관념도 ‘DATA’를 생산 또는 처리하는 공장의 의미로서 동일하며, 피고의 ‘데이터 복구업’은 이 사건 서비스표의 지정 서비스업인 ‘데이터의 자료전환업’,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자문업’, ‘컴퓨터 소프트웨어 유지·관리업’에 속하는 것으로 동일할 뿐만 아니라, 피고의 서비스표 중 영문으로 된 것은 외관도 동일하고 국문으로 된 것은 영문을 국문으로 바꾸어 기재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서비스표와 피고의 서비스표는 그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서로 유사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또한 이 사건 서비스표는 누구나 사용하는 보통명칭에 해당하거나 지정서비스업인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것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서비스표 중 ‘DATA’는 “① 이론을 세우는데 기초가 되는 사실 또는 바탕이 되는 자료, ② 관찰이나 실험, 조사로 얻은 사실이나 정보, ③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문자, 숫자, 소리, 그림 따위의 형태로 된 정보.”를 의미하고 ‘FACTORY’는 “공장”을 의미하는바, 어떠한 유체물을 만들어 내는 ‘FACTORY’의 일반적인 의미와 무형의 자료나 정보를 의미하는 ‘DATA’는 원칙적으로 함께 사용되지 않는 다른 유형의 단어결합으로서 이 사건 서비스표의 지정 서비스업의 보통명칭을 보통으로 사용하였다거나 그 가공방법·생산방법을 보통으로 사용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전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특허법원 2017나5158 판결

특허법원 2018. 6. 21. 선고 2017나2158 판결은 위 제1심 판결의 내용을 지지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1) 표장의 비유사 여부

가) 피고는, 이 사건 서비스표와 피고가 사용한 표장 중에서 한글 “데이터팩토리” 또는 영문 “DATA FACTORY” 부분은 이를 보는 수요자에게 “데이터 생산소” 또는 “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라는 의미로 직감될 수 있기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업이나 컴퓨터 데이터 복구 및 메모리 복구업 등과 관련하여 사용될 경우 그 서비스업의 보통명칭 또는 성질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하는 것이어서 식별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서비스표와 피고가 사용한 표장의 유사 여부를 판단할 때 한글 “데이터팩토리” 또는 영문 “DATA FACTORY” 부분을 제외하고 비교하여야 하고, 그러한 경우 이 사건 서비스표와 피고가 사용한 표장은 동일하거나 유사하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상품/서비스업의 보통명칭이라 함은 상품/서비스업의 일반적 명칭으로서 그 지정상품/서비스업을 취급하는 거래계에서 그 상품/서비스업을 지칭하는 것으로 실제로 사용되고 인식되어 있는 일반적인 명칭, 약칭, 속칭 등으로서 특정인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서비스업이라고 인식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하는바(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후594 판결, 2002. 11. 26. 선고 2001후2283 판결 등 참조), “데이터(DATA)”는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문자, 숫자, 소리, 그림 따위의 형태로 된 정보” 또는 “정보를 작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 등을 의미하고, “팩토리(FACTORY)”는 “공장” 즉, “많은 사람들의 협동 작업에 의해 계속적으로 상품을 생산하기 위하여 일정한 고정적인 시설을 설치한 장소”를 의미하므로, 이 사건 서비스표와 피고가 사용한 표장 중 “컴퓨터가 처리하는 정보 또는 자료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뜻하는 “데이터팩토리(DATA FACTORY)”라는 표현이 일반수요자나 거래당사자들에게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업이나 컴퓨터 데이터 복구 및 메모리 복구업 등과 관련하여 “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와 같이 위 서비스업의 성질 등을 암시하는 표장으로 인식될 여지는 있으나, 위 서비스업을 취급하는 거래계에서 그 서비스업을 지칭하는 것으로 실제로 사용되고 인식되어 있는 보통명칭이라거나 위 서비스업의 고유한 성질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서비스표와 피고가 사용한 표장에 포함된 “데이터팩토리(DATA FACTORY)” 부분은 위 서비스업과 관련하여 식별력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부분이 식별력이 없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서비스업의 비유사 여부

가) 피고는, 피고가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가 소실된 경우 소실된 데이터를 복구하는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데 “DATA FACTORY”, “데이터팩토리” 등의 표장을 사용하였으므로, 위 표장이 사용된 서비스업과 이 사건 서비스표의 지정서비스업은 동일ㆍ유사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서비스표의 지정서비스업이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ㆍ복제업 또는 컴퓨터 프로그램 및 데이터의 자료전환업 등인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가 위와 같은 표장을 컴퓨터 데이터 복구업을 영위하는 데 사용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컴퓨터 프로그램 복제업 또는 컴퓨터 프로그램 및 데이터의 자료전환업 등과 컴퓨터에 저장된 데이터 복구업은 모두 컴퓨터를 이용하여 제작되거나 컴퓨터에 저장된 프로그램 또는 데이터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업이라는 점에서 공통될 뿐만 아니라, 그 수요자의 범위도 대부분 일치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이들 서비스업은 서로 유사하거나 적어도 경제적으로 밀접한 견련성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특허청 이의결정 내용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이던 2016. 8. 10. WSJ_2LISY0OUG39O3UP7KWLG_20220324114849798_2065095368 표장에 관하여 지정상품 및 지정서비스업을 상품류 구분 제09류 이미지 및 문서 스캔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서비스업류 구분 제42류 컴퓨터 소프트웨어 설계 및 개발업 등으로 하여 상표등록출원을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017. 8. 8. 상표등록을 받았습니다.

특허청은 피고의 출원상표/서비스표에서 도형부분과 문자부분은 분리하여 관찰하면 거래상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불가분적으로 결합된 것이 아니고, 이들의 결합에 의하여 새로운 관념을 형성하는 것도 아니어서 문자와 도형부분을 분리하여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제한 다음에, ‘데이터팩토리’는 영문자 ‘DATA FACTORY’의 한글 음역으로 ‘DATA’는 ‘데이터, 자료’ 등의 의미를, ‘FACTORY’는 ‘공장’ 등의 의미로 이를 결합하면 ‘데이터 공장’ 또는 ‘데이터와 관련된 공장’으로 직감되어 지정상품/서비스업과 관련하여 식별력이 미약하거나 없고, 또 다른 국문자 ‘데이터복구전문기업’도 지정상품/서비스업과 관련하여 성질표시(품질, 효능, 용도 등)에 해당하여 식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출원상표/서비스표의 식별력 있는 부분은 도형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허청은 그런 후 피고의 출원상표와 원고의 선등록상표를 비교하면, 도형 부분의 외관이 분명하게 다르고 관념 및 호칭은 발생되지 않아 서로 대비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출원상표는 선등록상표와 비교할 때 상품/서비스업 출처의 오인혼동을 일으키거나 일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없는 비유사한 표장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웠습니다.

4. 특허청 이의결정에 대한 검토

특허청의 위 이의결정은 이 사건에 관한 위 법원들의 판결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34229 판결 및 특허법원 2017나5158 판결은 이 사건 등록상표에서 ‘DATA FACTORY’가 요부인 반면에 특허청 이의결정은 이 사건 등록상표에서 ‘DATA FACTORY’는 식별력이 미약하거나 없기 때문에 요부가 될 수 없다고 합니다.

이에 대하여 이 사건에서 대법원 2018다253444 판결은 원심 판결(특허법원 2017나5158 판결)을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므로, 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하겠습니다. 만약 피고의 위 등록상표에 대하여 무효심판이 청구된다면 위 법원의 판단에 따라 무효 심결이 나게 될 것임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8다253444 전원합의체 판결 검토

1. 사건의 개요

원고는 2014. 9. 5. WSJ_360IWTY6YR9PMAO30UIT_20220324114849796_2001150435 표장에 관하여 지정상품 및 지정서비스업을 상품류 구분 제09류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업류 구분 제42류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업 등으로 하여 상표등록출원을 하였고, 2014. 12. 18. 상표등록을 받았습니다.

피고는 2015. 12. 18. 설립되어 컴퓨터 데이터 복구 및 메모리 복구업, 컴퓨터 수리 및 판매업 등을 하면서 WSJ_2LISY0OUG39O3UP7KWLG_20220324114849798_2065095368, WSJ_2Z0YVY5QFP7ATKVZ0VNW_20220324114849833_124845196, WSJ_0JJSDHR61RWU3NJT6CAO_20220324114849837_983904560와 같은 형태의 표장을 사용하였습니다.

원고는 2016. 6. 13. 피고를 상대로 ‘데이터팩토리’, ‘DATA FACTORY’ 표장의 사용 금지 등과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이던 2016. 8. 10. WSJ_2LISY0OUG39O3UP7KWLG_20220324114849798_2065095368 표장에 관하여 지정상품 및 지정서비스업을 상품류 구분 제09류 이미지 및 문서 스캔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서비스업류 구분 제42류 컴퓨터 소프트웨어 설계 및 개발업 등으로 하여 상표등록출원을 하였고, 원고의 이의신청을 거쳐 2017. 8. 8. 상표등록을 받았습니다.

2. 대법원 상고심에서의 쟁점 및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 등록상표의 등록 이후 피고 사용표장의 사용이 후출원 등록상표의 사용으로서 이 사건 등록상표권에 대한 침해가 부정되는지 여부인데, 대법원은 후출원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심결의 확정 여부와 상관없이 침해가 인정된다고 판결하였으며, 그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이 설시하였습니다.

가. 다음과 같은 상표권의 효력과 선출원주의, 타인의 권리와의 관계 등에 관한 상표법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상표법은 저촉되는 지식재산권 상호 간에 선출원 또는 선발생 권리가 우선함을 기본원리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상표권 사이의 저촉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상표권자가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출원ㆍ등록된 타인의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ㆍ유사한 상표를 등록받아(이하 ‘후출원 등록상표’라고 한다)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동의 없이 이를 선출원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ㆍ유사한 상품에 사용하였다면 후출원 등록상표의 적극적 효력이 제한되어 후출원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 심결의 확정 여부와 상관없이 선출원 등록상표권에 대한 침해가 성립한다.

1) 상표권자는 지정상품에 관하여 그 등록상표를 사용할 권리를 독점하는 한편(상표법 제89조), 제3자가 등록상표와 동일ㆍ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ㆍ유사한 상품에 사용할 경우 이러한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상표법 제107조, 제108조 제1항).

2) 상표법은 동일ㆍ유사한 상품에 사용할 동일ㆍ유사한 상표에 대하여 다른 날에 둘 이상의 상표등록출원이 있는 경우에는 먼저 출원한 자만이 그 상표를 등록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고(제35조 제1항), ‘선출원에 의한 타인의 등록상표(등록된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은 제외한다)와 동일ㆍ유사한 상표로서 그 지정상품과 동일ㆍ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를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는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제34조 제1항 제7호). 이와 같이 상표법은 출원일을 기준으로 저촉되는 상표 사이의 우선순위가 결정됨을 명확히 하고 있고, 이에 위반하여 등록된 상표는 등록무효 심판의 대상이 된다(제117조 제1항 제1호).

3) 또한 상표권자ㆍ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는 그 등록상표를 사용할 경우에 그 사용 상태에 따라 그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된 타인의 특허권ㆍ실용신안권ㆍ디자인권 또는 그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발생한 타인의 저작권(이하 ‘선특허권 등’이라 한다)과 저촉되는 경우에는 선특허권 등의 권리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지정상품 중 저촉되는 지정상품에 대하여 그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없다(상표법 제92조). 즉, 선특허권 등과 후출원 등록상표권이 저촉되는 경우에, 선특허권 등의 권리자는 후출원 상표권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자신의 권리를 자유롭게 실시할 수 있지만, 후출원 상표권자가 선특허권 등의 권리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그 등록상표를 지정상품에 사용하면 선특허권 등에 대한 침해가 성립한다.

나. 특허권과 실용신안권, 디자인권의 경우 선발명, 선창작을 통해 산업에 기여한 대가로 이를 보호ㆍ장려하고자 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상표권과 보호 취지는 달리하나, 모두 등록된 지식재산권으로서 상표권과 유사하게 취급ㆍ보호되고 있고, 각 법률의 규정, 체계, 취지로부터 상표법과 같이 저촉되는 지식재산권 상호 간에 선출원 또는 선발생 권리가 우선한다는 기본원리가 도출된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출처 : 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다253444 전원합의체 판결 [상표권침해금지등] > 종합법률정보 판례)

3. 대법원 판결의 배경

대법원 1986. 7. 8. 선고 86도277 판결은 “후출원등록상표에 의한 선출원등록상표의 침해는 후출원등록상표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등록무효의 심결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후 후출원등록상표권자가 선출원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한 때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상표법에 의하여 등록된 상표는 그것이 무효이거나 취소되기까지는 다같이 보호받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등록상표에 대한 권리는 권리의 대상을 소유, 사용 및 처분할 수 있는 독점적인 것이라는 설(독점권설)에 기초함으로써, 선출원등록상표와 후출원등록상표 간에 저촉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후출원등록상표가 무효심판에 의해 무효가 되지 않는 이상 권리로서 인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이에,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상표권은 타인이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것을 배제하는 권리라는 설(배타권설)을 지지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배타권설이 독점권설과 다른 점은 상표권자가 타인의 등록상표 사용을 배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짐으로써 결과적으로 상표권자만이 등록상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상표권자가 근원적으로 등록상표를 독점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후출원등록상표가 선출원된 타인의 특허권 및 디자인권과 저촉되는 경우 후출원등록상표의 사용은 해당 특허권 및 디자인권에 대한 침해에 해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후출원등록상표가 선출원등록상표에 대한 상표권과 저촉되는 경우에는 상표권자의 후출원등록상표 사용은 선출원등록상표에 대한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이 됩니다. 이 경우 후출원등록상표는 선출원등록상표에 기초하여 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가 되어야 할 운명입니다만, 선출원등록상표권자는 후출원등록상표를 무효시키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후출원등록상표권자에게 법률적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이에,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선권리자에 대한 우선적 보호를 중시하는 입장이라고 하겠습니다.

불사용 취소심판의 요건

상표법은 “상표권자, 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 중 어느 누구도 정당한 이유 없이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대하여 취소심판청구일 전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에는 그 상표등록의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또한 “제1항제3호에 해당하는 것을 사유로 취소심판이 청구된 경우에는 피청구인이 해당 등록상표를 취소심판청구에 관계되는 지정상품 중 하나 이상에 대하여 그 심판청구일 전 3년 이내에 국내에서 정당하게 사용하였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상표권자는 취소심판청구와 관계되는 지정상품에 관한 상표등록의 취소를 면할 수 없다. 다만, 피청구인이 사용하지 아니한 것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증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상표법 제119조 제3항)라고 규정합니다.

불사용에 기초한 상표등록의 취소심판은 이해관계인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이해관계인은 취소되어야 할 상표등록의 존속으로 인하여 상표권자로부터 상표권의 대항을 받아 그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할 수 없게 됨으로써 피해를 받을 염려가 있어 그 소멸에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대법원 1995. 11. 28. 선고 95후897 판결, 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1후188 판결 참조).

불사용에 기초한 취소심판에 의하여 등록상표가 취소되기 위해서는, 등록상표에 대한 상표권자, 전용사용권자 및 통상사용권자 중 어느 누구도 등록상표를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대법원 1999. 9. 3. 선고 98후881 판결은 “상표법상 상표권자라 함은 상표등록원부상에 등록권리자로 기재되어 있는 자를 말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상표권을 양도받았으나 아직 그 이전등록을 마치지 아니한 양수인은 상표권자라고 할 수 없고 그 경우에도 상표등록원부상 등록권리자로 남아있는 양도인이 여전히 상표권자라 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후2529 판결은 “전용사용권의 설정은 이를 등록하지 아니하면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하는 것이어서, 설령 상표권자와 사이에 전용사용권 설정계약을 체결한 자라고 하더라도 그 설정등록을 하지 않았다면 상표법상의 전용사용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것이고, 통상사용권은 상표권자 혹은 상표권자의 동의를 얻은 전용사용권자만이 설정하여 줄 수 있는 것이므로, 설령 상표권자와 사이에 전용사용권 설정계약을 체결하고 나아가 상표권자로부터 통상사용권 설정에 관한 사전 동의를 얻은 자라고 하더라도 전용사용권 설정등록을 마치지 아니하였다면 등록상표의 전용사용권자로서 다른 사람에게 통상사용권을 설정하여 줄 수 없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등록상표의 사용은 등록상표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상표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의 사용은 등록상표의 사용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전에 발표된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상표권자 등이 등록상표를 사용하지 못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등록상표는 취소되지 않습니다.
이때, 정당한 이유라 함은 질병 기타 천재 등의 불가항력에 의하여 영업을 할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법률에 의한 규제, 판매금지 또는 국가의 수입제한조치등에 의하여 부득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이 국내에서 일반적, 정상적으로 거래될 수 없는 경우와 같이 상표권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지 아니한 상표 불사용의 경우도 포함합니다(대법원 2001후188 판결 참조).

대법원 1991. 12. 27. 선고 91후684 판결은 “국세청장이 1987.10월 이후부터 본건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외국산 주류를 수입할 수 있는 신규의 주류수입상면허발급을 금지하였다 하더라도 기존의 주류수입상을 통하여 그 외국산 주류를 수입할 수 있는 것이므로 국세청장이 외국산 주류수입상면허발급을 금지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법률에 의한 규제, 판매금지 또는 국가의 수입제한조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은 것이어서 이를 상표불사용의 정당한 이유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상표권자 등이 등록상표를 정당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등록상표의 불사용으로 인정되어 등록상표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1. 6. 30. 선고 2011후354 판결은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관하여 광고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지정상품이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유통되고 있거나 유통될 것을 예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단순히 등록상표에 대한 불사용취소를 면하기 위하여 명목상으로 등록상표에 대한 광고행위를 한 데에 그친 경우에는 등록상표를 정당하게 사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즉, 명목상의 사용은 정당한 사용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5후2006 판결은 “등록상표가 광고 등에 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상품의 출처표시로서 사용된 것이 아니거나, 그 지정상품이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유통되고 있거나 유통될 것을예정하고 있지 아니한 상태에서 단순히 등록상표에 대한 불사용 취소를 면하기 위하여 명목상으로 등록상표에 대한 광고행위를 한 데에 그친 경우에는 등록상표를 정당하게 사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 사건 등록상표와는 다른 별도의 표장에 의하여 소주를 신문 등을 통해 광고함에 있어서, 그 광고하는 부분의 여백에 이 사건 등록상표를 표시한 구체적 사안에 대하여, 이 판결은 이 사건 등록상표는 원고가 제조, 판매하는 소주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하여 사용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1990. 7. 10. 선고 89후1240 판결은 지정상품이 의약품인 경우 “의약품의 제조나 수입에 관하여는 보건사회부장관의 품목별 허가를 받도록 규정되어 있어 그 등록상표를 지정상품인 의약품에 법률상 정당히 사용하기 위하여는 위와 같은 품목별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그러한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그 상표를 부착한 상품이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표의 정당한 사용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대법원 1991. 12. 27. 선고 91후684 판결은 “이때의 사용이란 국내의 거래자와 일반 수요자가 상표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므로 결국 상표의 사용은 국내시장에서 사용하여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며, 소론과 같이 본건등록상표를 부착한 상품을 국내시장이 아닌 치외법권 지역인 주한 일본대사관, 영사관에 공급하였다 하여 이를 들어 상표를 국내에서 사용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1후188 판결은 소송 등을 통하여 상표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서 규정하는 상표의 사용이라고 할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방위적 목적의 상표라고 하여 상표권 침해자에 대하여 상표권을 행사하여 온 것만으로는 불사용으로 인한 등록취소를 면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습니다.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2후2020 판결은 “상표권자가 외국에서 자신의 등록상표를 상품에 표시하였을 뿐 우리나라에서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하여 등록상표를 표시한 상품을 양도하거나 상품에 관한 광고에 상표를 표시하는 등의 행위를 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그 상품이 제3자에 의하여 우리나라로 수입되어 상표권자가 등록상표를 표시한 그대로 국내의 정상적인 거래에서 양도, 전시되는 등의 방법으로 유통됨에 따라 사회통념상 국내의 거래자나 수요자에게 그 상표가 그 상표를 표시한 상표권자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상표를 표시한 상표권자가 국내에서 상표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후2407 판결은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는 상표권자 또는 전용사용권자 등이 정당한 이유 없이 국내에서 등록된 상표를 지정상품에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 상표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취지는 등록상표의사용을 촉진함과 동시에 그 불사용에 대한 제재를 가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1990. 7. 10. 선고 89후1240, 89후1257 판결 참조). 한편 채권자가 사해행위의 취소와 함께 수익자 또는 전득자로부터 책임재산의 회복을 명하는사해행위취소의 판결을 받은 경우 그 취소의 효과는 채권자와 수익자 또는 전득자 사이에만 미치므로, 수익자 또는 전득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사해행위의 취소로 인한 원상회복 의무를 부담하게 될 뿐, 채무자와 사이에서 그취소로 인한 법률관계가 형성되거나 취소의 효력이 소급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5다1407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의 규정 취지 및 사해행위취소의 효력 등에 비추어 볼 때,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의 불사용을 이유로 상표등록의 취소심판 청구된 이후 상표권 양수인 또는 전용사용권자를 수익자로 하여 그 상표권 양도계약 또는 전용사용권 설정계약이 사해행위임을 이유로 이를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해행위취소 판결의 확정전 상표권 양수인 또는 전용사용권자의 등록상표의 사용을 위 법조 소정의 상표권자 또는 전용사용권자로서의 등록상표의 사용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관련디자인과 관련된 문제

관련디자인은 디자인권자 또는 디자인등록출원인 자신의 등록디자인 또는 디자인등록출원한 디자인(기본디자인)과만 유사한 디자인을 일컫는 용어입니다(디자인보호법 제35조). 관련디자인제도는 이전에 시행된 유사디자인제도가 안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도입되었습니다. 유사디자인제도에서 유사디자인은 기본디자인과 합체되기 때문에 유사디자인의 권리범위는 유사디자인의 유사범위까지 확장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었습니다. 이에, 유사디자인제도의 무용론이 대두되었고, 그 결과 관련디자인제도가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관련디자인이 디자인등록되기 위해서는,
1) 관련디자인에 관한 디자인등록출원인은 기본디자인에 관한 디자인등록출원인 또는 디자인등록권자와 동일하여야 하고,
2) 관련디자인은 기본디자인과만 유사하여야 하며,
3) 관련디자인은 기본디자인의 먼저 출원된 또는 동일자에 출원된 다른 관련디자인과만 유사하지 않아야 하고,
4) 기본디자인의 디자인권에 전용실시권이 설정되어 있지 않아야 하며,
5) 기타 일반적 등록요건을 만족하여야 하고(관련디자인은 자기의 기본디자인과의 관계에서 신규성 및 선출원 규정을 적용받지 않을 뿐임),
6) 관련디자인은 기본디자인의 디자인등록출원일부터 1년 이내에 디자인등록출원되어야 합니다.

관련디자인은 디자인등록된 후에는 기본디자인의 디자인권 존속기간 만료일까지만 존속하고, 기본디자인의 디자인권과 관련디자인의 디자인권은 함께 이전되어야 하며, 기본디자인의 디자인권과 관련디자인의 디자인권에 대한 전용실시권은 같은 자에게 동시에 설정되어야 한다는 제약을 제외하고는, 관련디자인의 권리범위는 독자적으로 인정될 뿐만 아니라 기본디자인이 소멸된 후에도 독자적으로 존속할 수 있습니다.

관련디자인이 기본디자인과 유사하지 않다면 출원 중인 때에는 디자인등록거절사유가 되지만, 관련디자인이 등록된 후에는 이의신청사유 및 무효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관련디자인이 출원중일 때 심사관으로부터 기본디자인과 유사하지 않다는 이유로 의견제출통지서를 받는다면, 관련디자인을 독립적인 디자인등록출원으로 보정함으로써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기본디자인과 유사한 디자인을 관련디자인으로 디자인등록출원하지 않고 독립적인 디자인등록출원을 한다면, 심사관은 해당 디자인등록출원의 디자인이 자신의 선출원 또는 선등록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거절이유를 통지할 수 있습니다(디자인심사등록출원의 경우에만). 그러면, 출원인은 해당 디자인등록출원을 관련디자인으로 보정함으로써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심사관이 그러한 사실을 간과하여 해당 디자인등록출원이 디자인등록되는 경우에는 해당 디자인등록에는 무효심판에 의하여 디자인등록이 무효되어야 하는 무효사유가 있게 됩니다. 또한, 디자인등록일부심사등록출원이 디자인등록되는 경우에는 해당 디자인등록에는 이의신청에 의하여 디자인등록이 취소되어야 하는 취소사유 및 무효심판에 의하여 디자인등록이 무효되어야 하는 무효사유가 있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하면, 디자인등록출원된 또는 디자인등록된 어떤 디자인과 유사한지 여부가 불명확한 디자인을 1년 이내에 디자인등록출원해야 한다면 가급적 관련디자인으로 디자인등록출원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왜냐하면, 이 방법이 혹여 있을지도 모르는 심사관의 잘못된 심사로 인하여 또는 출원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하여 디자인등록된 디자인권이 취소 또는 무효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한편, 관련디자인으로 디자인등록을 한 후 심사관의 심사 잘못으로 인하여 관련디자인이 취소 또는 무효되는 상황이 발생할 여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디자인과 관련디자인 1 및 관련디자인 2가 동일자에 디자인등록출원되었고, 그것들이 모두 디자인등록된 후에 기본디자인과 관련디자인 1이 유사하지 않고 기본디자인과 관련디자인 2가 유사하지 않는 반면에 관련디자인 1과 관련디자인 2는 유사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관련디자인 1 및 2 중 최소한 하나 또는 모두는 디자인보호법 제35조제2항에 해당하여 이의신청에 의하여 취소되어야 하거나 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되어야 할 운명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에, 관련디자인 1 및 관련디자인 2는 기본디자인과 유사하지 않으므로 형식적으로는 기본디자인의 관련디자인으로 지정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기본디자인과 유사하지 않은 독립적인 디자인으로 인정되고 관련디자인 1 및 관련디자인 2 중 하나는 기본디자인이 되고 나머지 하나는 관련디자인으로 이해함으로써 해당 등록상태는 취소사유 및 무효사유 없이 존속가능하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후자의 경우 형식과 실질이 매우 달라지므로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법규정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여기에서 입법적 보완이란 예를 들어 디자인등록후 관련디자인 1을 독립적 디자인으로 정정하고 관련디자인 2를 독립적 디자인으로 정정된 관련디자인 1을 기본디자인으로 하는 관련디자인으로 정정하는 정정심판을 도입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디자인의 유사판단은 디자인등록출원의 심사 및 등록디자인의 취소, 무효, 권리범위확인 등에서 중심적 사안에 해당하고 또한 디자인보호법의 근간을 이루는 것인 반면에 심사시에 또는 출원시에 디자인 유사판단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자기의 선행 출원디자인 또는 등록디자인과 유사한 디자인이 독립적인 디자인으로 잘못 등록될 수도 있는 한편 자기의 선행 출원디자인 또는 등록디자인과 유사하지 않은 디자인이 관련디자인으로 잘못 등록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관련디자인이 기본디자인과 유사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등록후에는 취소 및 무효되지 않으므로 자기의 선행 출원디자인 또는 등록디자인과 유사한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면, 자기의 선행 출원디자인 또는 등록디자인의 출원일부터 1년 이내에 디자인등록출원을 하는 경우에는 가급적 관련디자인으로 출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습니다.
한편, 기본디자인과 유사하지 않은 복수개의 관련디자인들이 서로 유사한 경우 발생하는, 위에서 언급한 해석상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여부는 제가 아는 바로는 지금까지 사례가 전무하기 때문에 판례의 축적을 기다려야 하겠습니다만, 현행법에 대한 적극적 해석으로 대처가 불가능하다면 새로운 입법도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특허무효심판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에 정정심결이 확정된 것이 재심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종전에는 특허무효심판에 대한 심결취소소송 중에 또는 판결 후에 특허권자가 정정심판을 청구하고 특허법원의 변론종결 후에 정정심결이 확정되었을 때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정정심결이 확정된 것은 재심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0. 1. 22. 선고 2016후2522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러한 정정심결의 확정이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해당 사건의 절차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2015. 12. 24. 무효심판 청구 (원고)
2016. 5. 20. 심판청구 기각 심결
2016. 6. 22. 심결취소의 소 제기
2016. 10. 21. 심결취소 판결
2016. 11. 4. 상고 (피고)
2016. 11. 28. 정정심판청구 (피고)
2017. 2. 8. 정정 심결
2020. 1. 22. 파기환송 (대법원 상고심)

대법원 2016후2522 전원합의체 판결은 행정소송법 제8조에 따라 심결취소소송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는 ‘판결의 기초로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정정심결의 확정은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재심은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하여 판결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판결의 확정에 따른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켜 그 하자를 시정함으로써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고자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1992. 7. 24. 선고 91다45691 판결 등 참조). 행정소송법 제8조에 따라 심결취소소송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는 ‘판결의 기초로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판결의 심리·판단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 그 자체가 그 후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확정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거나 또는 그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다’는 것은 그 행정처분이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있어서 증거자료로 채택되었고 그 행정처분의 변경이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다33897 판결, 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0다12679 판결 등 참조). 이에 따르면 특허권자가 정정심판을 청구하여 특허무효심판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에 특허발명의 명세서 또는 도면(이하 ‘명세서 등’이라 한다)에 대하여 정정을 한다는 심결(이하 ‘정정심결’이라 한다)이 확정되더라도 정정 전 명세서 등으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가 규정한 재심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판결은 정정심결의 확정이 재심사유가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습니다.
“특허결정의 당부를 다투는 심결취소소송에서 특허법이 위와 같이 채택한 필수적 행정심판전치주의와 재결주의로 인해 당사자는 심결의 취소를 구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와 같이 심결과의 관계에서 원처분으로 볼 수 있는 특허결정은 심결취소소송에서 심리·판단해야 할 대상일 뿐 판결의 기초가 된 행정처분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사실심 변론종결 후에 특허발명의 명세서 등에 대하여 정정을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어 그 정정 후의 명세서 등에 따라 특허결정, 특허권의 설정등록이 된 것으로 보더라도(특허법 제136조 제10항), 판결의 기초가 된 행정처분이 변경된 것으로 볼 것은 아니다.”

또한 소송절차의 현저한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정정심결의 확정이 재심사유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습니다.
“민사소송법 제1조 제1항은 “법원은 소송절차가 공정하고 신속하며 경제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민사소송의 이상을 공정·신속·경제에 두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신속·경제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에 의한 소송지연을 적절히 방지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원고는 청구의 기초가 바뀌지 않는 한도에서 변론을 종결할 때까지 청구의 취지 또는 원인을 바꿀 수 있지만,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민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다211146 판결 등 참조). 특허권자는 특허무효심판절차에서는 정정청구를 통해, 그 심결취소소송의 사실심에서는 정정심판청구를 통해 얼마든지 특허무효 주장에 대응할 수 있다. 그럼에도 특허권자가 사실심 변론종결 후에 확정된 정정심결에 따라 청구의 원인이 변경되었다는 이유로 사실심 법원의 판단을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소송절차뿐만아니라 분쟁의 해결을 현저하게 지연시키는 것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정리하면, 정정 전 명세서에 대한 특허결정(행정처분)이 정정 후 명세서에 대한 정정심결(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되더라도 그러한 특허결정은 판결의 기초로 된 행정처분이 아니라 판결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판결의 대상을 정정 전 명세서로 할 것인지 아니면 정정 후 명세서로 할 것인지 여부는 소송절차를 현저하게 지연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특허권자가 정할 사항이며, 소송절차를 현저하게 지연시키면서까지 특허권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소송의 신속, 경제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에,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은 정정심결이 심결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 이루어진 경우 그와 같이 정정된 명세서 등이 사실심 범원의 심리판단의 대상이 된다고 언급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은 “특허법원은 심결취소소송에서 유일한 사실심 법원이고, 다수의견에 따르면 특허권자는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 정정심결의 확정이라는 사유’를 상고이유로 주장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사실심 법원으로서는 소송 진행 중 특허권자에게 정정의 기회를 적정하게 부여함으로써 소송절차에서 적합한 절차적 보장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특허권자가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 정정심판을 청구하면서 정정 후 명세서 등에 따라 판단해 달라고 요청한 경우 사실심 법원으로서는 정정사유의 구체적 내용, 정정이 받아들여질 경우 심결취소소송의 결론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과거 정정내역, 정정할 기회가 보장되었는지 여부, 정정심판을 청구한 주된 목적이 소송을 지연하기 위한 것인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변론을 종결할지 여부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덧붙여 둔다.”라고 지적하였습니다.
한편, 특허법은 “특허무효심판의 심결 또는 정정의 무효심판의 심결에 대한 소가 특허법원에 계속 중인 경우에는 특허법원에서 변론이 종결(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의 선고를 말한다)된 날까지 정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제136조제2항)고 규정하여 정정심판 청구에 기간적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한편,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정정 전 청구항들에 대하여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특허법원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에 환송하였습니다. 만약 대법원이 정정 전 청구항들에 대하여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하여 상고를 기각한다면 특허법원의 판결이 확정됩니다. 이때, 특허법원의 판결 확정은 심결 취소가 확정된다는 의미이므로 사건은 다시 특허심판원에 환송됩니다. 사건이 특허심판원에 환송되면, 정정심결에 의하여 특허결정의 내용이 변경되었으므로, 특허심판원은 정정심결에 의하여 변경된, 즉 정정된 특허 청구항들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특허심판원의 무효심판에서 무효가 아니라는 심결, 즉 기각심결이 있는 경우에는 특허법원의 변론종결때까지 정정심판을 청구한다면 특허법원 및 대법원에서 특허권자가 패소하더라도 특허권자는 정정된 특허 청구항들에 대하여 다시 무효여부를 다툴 기회가 있습니다.

반면에, 무효심판에서 무효심결이 있는 경우에는 특허권자는 정정된 특허 청구항들에 대하여 무효여부를 다투고자 한다면 특허법원 소송절차에서 늦지 않은 시기에 정정심판을 청구하고 정정심판에 의하여 정정될 특허 청구항들은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아 무효가 아니라는 항변과 정정될 특허 청구항들에 대하여 무효여부를 판단하여 달라고 요청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허법은 특허무효심판의 심결에 대한 소가 특허법원에 계속 중인 경우에 특허법원에서 변론이 종결된 날까지 정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특허법원은 정정심판이 너무 늦게 청구될 경우에, 예를 들어 변론종결일에 정정심판이 청구될 경우에, 그러한 정정심판의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정정 전의 특허청구항들에 대하여 무효취지의 판결을 선고하거나 정정심판의 결과에 상관없이 정정 전의 특허청구항들에 대하여 무효취지의 판결을 선고할 수 있으므로 특허권자는 이에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선택발명의 진보성 판단기준

선택발명은 선행 또는 공지의 발명에 상위개념이 기재되어 있고 위 상위개념에 포함되는 하위개념을 구성요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는 발명을 말합니다. 이러한 선택발명에 대한 진보성 판단기준은 종전에는 구성의 곤란성은 생략한 채 선행발명이 갖는 효과와 질적으로 다른 효과를 갖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을 때에만 진보성을 인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1. 4. 8. 선고 2019후10609 판결은 선택발명의 진보성 판단기준을 일반적인 진보성 판단기준과 다르게 적용할 이유가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위 판결은 특허발명의 진보성 판단기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습니다.

발명의 진보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선행기술의 범위와 내용,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과 선행기술의 차이,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고 한다)의 기술수준에 대하여 증거 등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기초하여 파악한 다음, 통상의 기술자가 특허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에 비추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이 선행기술과 차이가 있는데도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선행기술로부터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4후2184 판결 등 참조).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청구항이 복수의 구성요소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전체로서의 기술사상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 각 구성요소가 독립하여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 특허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할 때에는 청구항에 기재된 복수의 구성을 분해한 후 각각 분해된 개별 구성요소들이 공지된 것인지 여부만을 따져서는 아니 되고, 특유의 과제 해결원리에 기초하여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체로서의 구성의 곤란성을 따져 보아야 하며, 이때 결합된 전체 구성으로서의 발명이 갖는 특유한 효과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후3284 판결 등 참조).
(출처 : 대법원 2021. 4. 8. 선고 2019후10609 판결 [등록무효(특)] > 종합법률정보 판례)

한편, 여러 선행발명을 결합하여 특허발명의 진보성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이 적용됩니다.

여러 선행기술문헌을 인용하여 특허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인용되는 기술을 조합 또는 결합하면 당해 특허발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 동기 등이 선행기술문헌에 제시되어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당해 특허발명의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해당 기술분야의 기본적 과제, 발전경향, 해당 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보아 그 기술분야에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이하 ‘통상의 기술자’라고 한다)가 쉽게 그와 같은 결합에 이를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당해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후3284 판결 등 참조).
(출처 :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7후2543 판결 [등록정정(특)] > 종합법률정보 판례)

2019후10609 판결은 선택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위와 같은 진보성 판단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습니다.

선행발명에 특허발명의 상위개념이 공지되어 있는 경우에도 구성의 곤란성이 인정되면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선행발명에 발명을 이루는 구성요소 중 일부를 두 개 이상의 치환기로 하나 이상 선택할 수 있도록 기재하는 이른바 마쿠쉬(Markush) 형식으로 기재된 화학식과 그 치환기의 범위 내에 이론상 포함되기만 할 뿐 구체적으로 개시되지 않은 화합물을 청구범위로 하는 특허발명의 경우에도 진보성 판단을 위하여 구성의 곤란성을 따져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특허발명의 구성의 곤란성을 판단할 때에는 선행발명에 마쿠쉬 형식 등으로 기재된 화학식과 그 치환기의 범위 내에 이론상 포함될 수 있는 화합물의 개수,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에 마쿠쉬 형식 등으로 기재된 화합물 중에서 특정한 화합물이나 특정 치환기를 우선적으로 또는 쉽게 선택할 사정이나 동기 또는 암시의 유무, 선행발명에 구체적으로 기재된 화합물과 특허발명의 구조적 유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후736, 743 판결 등은 ‘이른바 선택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기 위해서는 선택발명에 포함되는 하위개념들 모두가 선행발명이 갖는 효과와 질적으로 다른 효과를 갖고 있거나, 질적인 차이가 없더라도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어야 하고, 이때 선택발명의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선행발명에 비하여 위와 같은 효과가 있음을 명확히 기재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구성의 곤란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사안에서 효과의 현저성이 있다면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이므로, 선행발명에 특허발명의 상위개념이 공지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구성의 곤란성을 따져 보지도 아니한 채 효과의 현저성 유무만으로 진보성을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특허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할 때에는 그 발명이 갖는 특유한 효과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선행발명에 이론적으로 포함되는 수많은 화합물 중 특정한 화합물을 선택할 동기나 암시 등이 선행발명에 개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도 그것이 아무런 기술적 의의가 없는 임의의 선택에 불과한 경우라면 그와 같은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고 볼 수 없는데, 발명의 효과는 선택의 동기가 없어 구성이 곤란한 경우인지 임의의 선택에 불과한 경우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중요한 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화학, 의약 등의 기술분야에 속하는 발명은 구성만으로 효과의 예측이 쉽지 않으므로, 선행발명으로부터 특허발명의 구성요소들이 쉽게 도출되는지를 판단할 때 발명의 효과를 참작할 필요가 있고, 발명의 효과가 선행발명에 비하여 현저하다면 구성의 곤란성을 추론하는 유력한 자료가 될 것이다. 나아가 구성의 곤란성 여부의 판단이 불분명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특허발명이 선행발명에 비하여 이질적이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면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효과의 현저성은 특허발명의 명세서에 기재되어 통상의 기술자가 인식하거나 추론할 수 있는 효과를 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후3234 판결 등 참조), 만일 그 효과가 의심스러울 때에는 그 기재 내용의 범위를 넘지 않는 한도에서 출원일 이후에 추가적인 실험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효과를 구체적으로 주장ㆍ증명하는 것이 허용된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1후2740 판결 참조).
(출처 : 대법원 2021. 4. 8. 선고 2019후10609 판결 [등록무효(특)] > 종합법률정보 판례)

이에, 위 판결에 기초하여 선택발명의 진보성을 주장하는 경우, 선택발명이 선행발명에 비하여 효과의 현저성이 있는 경우에는 효과의 현저성을 주장함으로써 진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과의 현저성을 명확하게 입증할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선행발명의 상위개념 중에서 선택발명의 하위개념을 선택할 동기 또는 암시가 선행발명에 개시되어 있지 않고 또한 그러한 선택이 아무런 기술적 의의가 없는 임의의 선택이 아님을 논증함으로써 선택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 선택발명이 임의의 선택이 아니라는 점은 선행발명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선택발명의 특유한 효과에 기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불사용으로 인한 등록상표의 취소를 면하기 위한 등록상표의 사용

상표는 자기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입니다. 따라서 상표는 사용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이에, 상표등록은 사용하고 있는 상표에 대하여 인정하는 것이 원칙에 부합합니다. 이를 사용주의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사용주의는 상표등록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는 단점을 가집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는 상표의 사용과는 무관하게 상표등록을 인정하는 등록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등록주의는 사용주의와 반대로 사용하지 않는 상표가 등록됨으로 인하여 타인의 상표 선택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단점을 가집니다. 등록주의의 이러한 폐해을 방지하기 위하여, 우리나라 상표법은 “상표권자, 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 중 어느 누구도 정당한 이유없이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대하여 취소심판청구일 전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에는 상표등록의 취소심판 청구에 의하여 등록상표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표등록을 받은 자, 즉 상표권자는 자신의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등록상표를 사용하여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됩니다.

상표등록의 취소를 면하기 위한 등록상표의 사용은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한 경우를 말하고 유사상표를 사용한 경우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때, 동일한 상표는 등록상표 그 자체 뿐만 아니라 거래사회통념상 등록상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상표를 포함합니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후1834 전원합의체 판결). 그러나, ‘거래사회 통념상 등록상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상표’와 ‘유사상표’ 간의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등록상표가 영문자와 그것의 한글음역이 병기된 구성을 가질 때, 영문자만으로 된 상표 또는 한글음역만으로 된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 그것이 등록상표의 사용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혼란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후2463 전원합의체 판결은 ‘CONTINENTAL’과 ‘콘티넨탈’이 병기된 구성을 가지는 등록상표에 대하여 ‘CONTINENTAL’만을 상표로 사용한 것에 대하여 불사용을 이유로 하는 등록상표의 취소 사건에 있어서, “위와 같은 불사용으로 인한 상표등록취소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여기서 ‘등록상표를 사용’한다고 함은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를 말하고 유사상표를 사용한 경우는 포함되지 아니하나, ‘동일한 상표’에는 등록상표 그 자체뿐만 아니라 거래통념상 등록상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상표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라고 설시하면서, 이 사건의 사용을 등록상표의 사용으로 인정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위 대법원 판결은 “영문자와 이를 단순히 음역한 한글이 결합된 등록상표에서, 그 영문 단어 자체의 의미로부터 인식되는 관념 외에 그 결합으로 인하여 새로운 관념이 생겨나지 않고, 영문자 부분과 한글 음역 부분 중 어느 한 부분이 생략된 채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통상적으로 등록상표 그 자체와 동일하게 호칭될 것으로 보이는 한, 그 등록상표 중에서 영문자 부분 또는 한글 음역 부분만으로 구성된 상표를 사용하는 것은 거래통념상 등록상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상표를 사용하는 것에 해당하며, 이를 두고 등록상표 취소사유인 등록상표를 사용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한편,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후650 판결은 ‘도형’+’컴퓨터월드’를 구성으로 하는 등록상표에 대하여 ‘컴퓨터월드’만을 ‘컴퓨터정보잡지’의 제호로 사용한 것에 대한 상표등록취소 사건에서, “위 조항 소정의 등록상표의 사용에는 등록된 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는 물론 거래통념상 식별표지로서 상표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변형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할 것인바, 이 사건 상표중 도형부분은 그 자체만으로 식별력이 있다고 할 수 없어 상표의 요부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상표중 도형 부분을 제외한 문자부분만을 잡지의 제호로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등록상표의 요부가 아닌 부기적 부분을 변형하여 사용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후92 판결은 “등록상표가 반드시 독자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할 이유는 없으므로 다른 상표나 표지와 함께 등록상표가 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등록상표가 상표로서의 동일성과 독립성을 지니고 있어 다른 표장과 구별되는 식별력이 있는 한 등록상표의 사용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라고 언급하면서, ‘UNi SPORTS’라는 영문자를 상단에 표시하고 그 밑에 이 사건 등록상표인 ‘토끼머리 도형’ 상표를 표시한 사건에 대하여, “위 문자 부분과 도형 부분은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결합으로 인하여 새로운 특정한 관념을 형성하는 것도 아니어서 분리관찰될 수 있는 것이므로, 등록상표인 도형 부분은 위 영문자 부분과는 구별되어 그 동일성과 독립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결국 피삼판청구인은 위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이 사건 등록상표를 사용하였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후345 판결은 “상표권자가 등록상표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그 색상이나 글자꼴을 변경한다든가, 그 상표에 요부가 아닌 기호나 부기적 부분을 변경하여 사용한다 하더라도 이를 동일한 상표의 사용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라고 언급하면서, 이 사건 등록상표가 ‘SCABAL TEX’이고 지정상품(양복지)에 ‘MADE BY J.MOBANG SCABAL’이라고 표기한 사건에 대하여, “원고가 위 양복지에 사용한 것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일부인 “SCABAL”이지만, 나머지 부분인 “TEX”는 양복지 등의 직물류에 사용되는 관용명칭이어서, 위 “SCABAL”은 거래사회의 통념상 이 사건 등록상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형태의 사용이라 할 것이고,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 중 하나인 소모직물은 양모의 가느다란 긴 털로 만든 모직물을 말하는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양복지로 많이 사용되고, 또한 원고가 행하고 있는 사업종목에 모직물의 도매업이 포함되어 있는 점을 보태어 보면 결국 이 사건 등록상표는 그 지정상품 중 하나의 소모직물에 관하여 사용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지지하였습니다.

선원주의 적용에서 동일한 발명에 대한 판단기준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7후2857 판결은 특허법은 “동일한 발명에 대하여는 최선출원에 한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여 동일한 발명에 대한 중복등록을 방지하기 위하여 선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바, 전후로 출원된 양 발명이 동일하다고 함은 그 기술적 구성이 전면적으로 일치하는 경우는 물론 그 범위에 차이가 있을 뿐 부분적으로 일치하는 경우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 발명은 동일하고, 비록 양 발명의 구성에 상이점이 있어도 그 기술분야에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보통으로 채용하는 정도의 변경에 지나지 아니하고 발명의 목적과 작용효과에 특별한 차이를 일으키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양 발명은 역시 동일한 발명이다(대법원 1985. 8. 20. 선고 84후30 판결, 대법원 1991. 1. 15. 선고 90후1154 판결 참조)”라고 설시하였고, 또한 “구 특허법 제11조 제1항을 적용하기 위한 전제로서 두 발명이 서로 동일한 발명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대비되는 두 발명의 실체를 파악하여 따져보아야 할 것이지 표현양식에 따른 차이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것은 아니므로, 대비되는 두 발명이 각각 물건의 발명과 방법의 발명으로 서로 발명의 범주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동일한 발명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0. 2. 27. 선고 89후148 판결, 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5후3017 판결 참조)”라고 설시하였습니다.

상기 대법원 판결은 암로디핀의 베실레이트염(청구항 제1항)을 청구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은 청구항 제1항에 기재된 선출원발명(특허범호 제90479호)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이 사건 특허는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하였습니다. 여기에서 선출원발명의 청구항 제1항은 “암로디핀 염기를 불활성 용매 중에서 벤젠설폰산 또는 그의 암모늄염의 용액과 반응시킨 후 암로디핀의 베실레이트염을 회수함을 특징으로 하여 암로디핀의 베실레이트염을 제조하는 방법”입니다.

상기 대법원 판결은 구체적 판단에서 “이 사건 선출원 제1항 발명에서 원료물질을 반응시키기 위하여 용매에 관한 반응 조건을 부가하면서 구체적인 용매를 적시하지 않고 막연히 ‘불활성 용매’를 사용한다고만 기재한 데에 기술적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베실레이트염을 회수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술이나 방법에 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으므로, 이 사건 선출원 제1항 발명에서 ‘베실레이트염을 회수함’이라는 문구를 기재한 데에 별다른 기술적 의미는 없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지적을 역으로 이해하면, ‘용매에 관한 특별한 반응조건을 부가’한다든지, ‘베실레이트염을 회수하는데 특별한 기술’을 부가한다면 두 발명은 서로 다르다고 평가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될 여지가 있습니다.

상기 대법원 판결이 물건의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출원이 먼저 이루어진 후 물건에 관한 특허출원이 나중이 이루어지고, 그러한 두 특허출원이 모두 특허등록된 경우에 나중의 특허등록(즉, 물건의 특허등록)이 무효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한 것은 중복특허배제의 원칙에 기초하는 것입니다. 동일한 발명에 대하여 후행 특허등록을 인정한다면 특허권의 존속기간을 실질적으로 연장하는 결과가 되어 특허법의 목적에 반하게 되고, 또한 동일한 발명에 관한 특허가 서로 다른 권리자에게 소유될 경우 실질적으로 동일한 침해분쟁이 서로 다른 법원에서 진행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중복특허배제의 원칙은 이러한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건의 제조방법은 그 제조방법에 의하여 제조되는 물건을 한 구성요소로 포함하는 것이고, 그래서 물건의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를 침해한다면 당연히 물건에 관한 특허를 침해하는 것이 됩니다. 물건의 제조방법에 관한 발명이 어떤 이에 의하여 먼저 특허출원되었고, 해당 물건에 관한 발명이 다른 이에 의하여 나중에 특허출원되었다면, 물건에 관한 특허출원은 신규성에 관한 특허요건(특허법제29조제1항; 선행특허출원이 먼저 출원공개 또는 등록된 경우) 또는 확대된 선원주의에 관한 요건(특허법제29조제3항 및 제4항; 선행특허출원이 공개되기 전에 후행특허출원이 제출되었고, 그 후에 선행특허출원이 출원공개 또는 등록된 경우)에 의거하여 특허등록이 거절될 것입니다. 이때, 물건에 관한 발명에 대하여 특허등록이 거절되는 이유는 선행하는 물건의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출원에 비하여 물건에 관한 발명이 기술적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기여한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물건에 관한 발명이 먼저 특허출원되었고, 그 물건의 제조방법에 관한 발명이 나중에 특허출원된 경우에는 후행특허출원에 기재된 물건의 제조방법이 선행특허문헌에 기재된 제조방법 또는 그 물건의 구성으로부터 자명하게 도출되는 제조방법과 동일하다면 그 후행특허출원은 특허등록이 거절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특허등록이 허여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후행발명은 선행발명이 전혀 밝혀내지 못한 기술적 측면에서의 기여를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기 대법원 판결은 선원주의를 적용하여 후등록특허가 무효로 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그 판단기준을 모호하게 설시하였다는 점에서 미흡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 판단에서 물건에 관한 발명을 그 물건의 제조방법에 관한 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마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물건 발명은 그 물건 제조방법 발명과 동일하다고 인정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한편, 두 발명이 물건 발명과 방법 발명으로 서로 발명의 범주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동일한 발명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물건 발명과 그 물건 제조방법 발명은 원칙적으로 다른 발명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동일한 발명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즉, 동일성 판단에 관한 기준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설시하지 않음으로써 약간의 혼동을 초래하는 점이 없지 않다고 하겠습니다.

특허법은 선원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즉, 동일한 발명에 대하여 다른 날에 둘 이상의 특허출원이 있는 경우에는 먼저 특허출원한 자만이 그 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고(특허법 제36조제1항), 동일한 발명에 대하여 같은 날에 둘 이상의 특허출원이 있는 경우에는 특허출원인 간에 협의하여 정한 하나의 특허출원인만이 그 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습니다(특허법 제36조제2항).

물건에 관한 발명과 그 물건의 제조방법에 관한 발명을 일반적으로 동일한 발명으로 인정된다면, 출원인은 물건 발명과 그 물건 제조방법 발명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여 특허등록을 받을 수 있을 뿐이고, 그 둘 모두를 특허등록을 받을 수는 없게 된다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상기 대법원 판결이 물건 발명과 그 물건 제조방법 발명이 특별한 경우에만 동일한 발명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취지라면, 그 특별한 경우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했지만, 그렇지 않은 점은 다소 미흡한 점이라고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물건의 제조방법에 관한 발명이 선출원된 상태에서 그 물건에 관한 발명이 후출원되었다면, 그러한 후출원은 그 물건에 관한 존속기간을 연장하는 효과를 가지는 반면에 선출원에 비하여 기술적 측면에서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하였으므로, 특허등록이 불허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다만, 이 경우라도 미국처럼 terminal disclaimer 제도를 도입한다면 선출원의 존속기간과 일치시키는 조건에서 특허등록이 허여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한편, 물건에 관한 발명이 선출원된 상태에서 그 물건의 제조방법에 관한 발명이 후출원되었다면, 그러한 후출원은 선출원에 기재된 제조방법 또는 그 물건의 구성으로부터 자명하게 도출되는 제조방법과 동일하지 않다면 특허등록이 허용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물건의 제조방법에 관한 발명은 최종적으로 얻어지는 그 물건뿐만 아니라, 원료 및 제조방법 그 자체 등을 포함하므로, 원료 및 제조방법 그 자체 등이 그 물건으로부터 자명하지 않다면 그 물건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기술적 사항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자유실시기술의 항변

권리범위확인심판은 심판청구인이 그 청구에서 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확인대상발명이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는 객관적인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목적을 가진 절차이다(2012후4162 판결 참조). 따라서, 권리범위확인심판은 특허발명과 확인대상발명을 서로 비교하여 확인대상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런데,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특허발명을 공지기술과 비교하여 진보성이 없다는 것이 명확할 때에 특허발명의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으나,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12후4162 전원합의체 판결은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반면에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10다95390 판결은 특허권침해금지 청구소송에서 특허발명이 진보성이 부정되어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한편, 대법원 1997. 11. 11. 선고 96후1750 판결은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확인대상발명이 공지기술만으로 이루어진 경우, 확인대상발명은 특허발명에 관계없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다. 구체적으로, “어느 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먼저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를 기준으로 그 권리범위를 확정하여야 하는 것이기는 하나, 이를 확정함에 있어서는 공지공용의 기술은 그것이 신규의 기술과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 아니면 권리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특허발명과 이에 대비되는 (가)호 발명이 동일유사한 발명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은 양 발명 중 공지 부분이 포함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한한다 할 것이고(대법원 199. 2. 25. 선고 91후1649 판결, 1996. 11. 26. 선고 95후177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가)호 발명이 공지의 기술만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특허발명과의 동일유사여부를 판단할 대상조차 가지지 않게 되어 그 (가)호 발명은 특허발명의 권리범위 여하 및 특허발명과의 유사 여부에 관계없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게 된다”라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 이후에 대법원은 “어느 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발명이 공지의 기술만으로 이루어지거나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자가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 경우에는 특허발명과 대비할 필요없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게 된다”라고 간략하게 설시하였다(99후710 판결, 2002다60610 판결, 2009후83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확인대상발명이 공지기술과 동일하거나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어 자유실시기술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확인대상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당사자에게 유력한 수단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확인대상발명이 자유실시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확인대상발명의 구성을 대비되는 특허발명과 대응되는 구성으로 한정하여 파악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심판청구인이 특정한 확인대상발명의 구성 전체를 가지고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어 왔었다.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후64 판결은 이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판결을 내렸다. 즉, “권리범위확인 심판청구의 대상이 되는 확인대상고안이 공지의 기술만으로 이루어지거나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공지기술로부터 극히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확인대상고안을 등록실용신안의 실용신안등록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과 대응되는 구성으로 한정하여 파악할 것은 아니고, 심판청구인이 특정한 확인대상고안의 구성 전체를 가지고 그 해당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심판물은 청구인이 심판청구서에 기재한 심판청구취지에 의하여 곧바로 특정되는 것이고, 심판부에서 별도로 파악한 것에 의하여 심판물의 범위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등의 이유에 근거하여 위 대법원 판결은 타당하다고 한다(지식재산21, 2008년 10월, 한동수, “확인대상고안의 기술구성을 파악하는 방법” 참조).

위 대법원 판결이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확인대상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하는 당사자는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특허발명의 진보성 흠결을 주장할 수 없기 때문에(2012후4162 판결 참조), 무효심판을 청구하여 특허발명을 무효로 하지 않으면,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있게 된다는 점에서 실무적 어려움이 존재하게 된다.
예를 들어, 특허발명이 A,B 및 C를 포함하는 제품 P를 청구하는 것이고, 확인대상발명은 A, B, C 및 D를 포함하는 제품 P’이며, 특허발명의 출원일 전에 A, B 및 C를 포함하는 제품 P가 공지된 경우를 상정하자. 이 경우, 확인대상발명 P’는 구성요소 D를 더 포함하기 때문에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할 수 없어 자유기술에 해당하지 않게 되고, 구성요소 A, B 및 C를 포함하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판단이 내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확인대상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당사자는 권리범위확인심판 자체에서는 더 이상 유력한 주장을 할 수 없게 되고, 무효심판을 청구하여 특허발명이 무효가 되게 하는 방법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권리범위확인심판만으로는 분쟁이 완전히 해결될 수 없게 된다.

한편,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실무적 측면에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는 청구인은 확인대상발명을 특허발명과 서로 대비할 수 있을 만큼만 구체적으로 특정함으로써(2003후656 판결, 93후381 판결 등 참조) 확인대상발명이 자유실시기술에 해당하게 하도록 심판청구서를 작성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여야 하겠다. 구체적으로 위 예에서 확인대상발명을 A, B 및 C를 포함하는 제품 P’로 설명하는 것이 특허발명의 구성요건에 대비하여 그 차이점을 판단함에 필요한 정도에 해당한다면 확인대상발명의 특정에는 문제가 없게 된다. 그렇다면, 확인대상발명은 공지기술과 동일하여 자유실시기술에 해당하게 된다.
이러한 실무적 조작이 가능하다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는 청구인에게 유리할 것이지만, 확인대상발명의 그러한 특정만으로는 확인대상발명의 작동을 설명할 수 없게 되고 그러면 확인대상발명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판청구가 각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체적 사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실무적 감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