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은 특허권자에게 특허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특허법 제94조). 특허권은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하는 것입니다. 특허법은 특허발명의 실시에 대한 개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발명을 크게 물건발명과 방법발명으로 나누면서, 물건발명의 실시는 그 물건의 생산, 사용, 양도, 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방법발명의 실시는 그 방법을 사용하는 행위로 정의하며, 물건을 생산하는 방법 발명의 실시는 그 방법을 사용하는 행위 외에 그 방법에 의하여 생산된 물건을 사용, 양도, 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로 정의합니다(특허법 제2조).
물건발명은 청구되는 물건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야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물건의 구조, 성질 등에 의하여 물건을 직접적으로 특정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생명공학 분야, 화학 분야 등에서 어떤 물건발명은 어떠한 제조방법에 의하여 얻어진 물건을 구조 또는 성질 등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특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제조방법에 의하여 물건을 간접적으로 특정하는 특허청구범위 기재방식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재방식에 의하여 기재된 물건발명을 대법원은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으로 명명하였습니다(영어로는 product by process claim으로 명명됩니다). 이러한 기재방식의 물건발명은 기본적으로는 직접적 특정수단의 부재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위하여 인정되는 것이지만, 물건에 대하여 직접적인 특정수단이 있는 경우에도 특허청구범위 기재의 편의성을 위하여 허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은 발명의 대상이 제조방법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얻어지는 물건 자체이므로 발명의 유형 중 물건발명에 해당한다는 것은 인정되지만, 특허성 및 특허침해 판단요건을 어떻게 적용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각 국가들 간에 차이가 있고 또한 특허요건에 대한 판단과 특허침해에 대한 판단이 일관적이지 않음에 따라 혼란이 있어 왔습니다. 즉, 제조방법에 대하여 신규성 및 진보성이 인정되는 조건에서 물건 자체에 대해서는 신규성 또는 진보성이 없는 경우 및 있는 경우에 대하여 제조방법이 특허성이 있기만 하면 물건발명도 특허성이 있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제조방법에 관계없이 물건 자체만을 고려하여 특허성이 없다고 해야 할지에 대해 다른 관점이 있어 왔습니다. 또한 특허침해 여부에 대하여도, 물건 자체만을 기준으로 특허침해를 판단해야 할지 아니면, 물건 자체에 더하여 제조방법도 동일해야 특허침해라고 판단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다른 관점이 있어 왔습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하여 대법원은 종지부를 찍는 판결을 하였습니다. 대법원 2011후927 판결(2015. 1. 22. 선고)은 “물건의 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은 최종 생산물인 물건의 구조나 성질 등을 특정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그 의미를 가질 뿐이다. 따라서,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의 특허요건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 기술적 구성을 제조방법 자체로 한정하여 파악할 것이 아니라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하여 특허청구범위의 모든 기재에 의하여 특정되는 구조나 성질 등을 가지는 물건으로 파악하여 출원 전에 공지된 선행기술과 비교하여 신규성, 진보성 등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 한편, 생명공학 분야나 고분자, 혼합물, 금속 등의 화학 분야 등에서의 물건의 발명 중에는 어떠한 제조방법에 의하여 얻어진 물건을 구조나 성질 등으로 직접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하여 제조방법에 의해서만 물건을 특정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사정에 의하여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이라고 하더라도 그 본질이 ‘물건의 발명’이라는 점과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이 물건의 구조나 성질 등을 특정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은 마찬가지이므로, 이러한 발명과 그와 같은 사정은 없지만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을 구분하여 그 기재된 제조방법의 의미를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와 달리,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을 그 제조방법에 의해서만 물건을 특정할 수밖에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로 나누어, 이러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만 그 제조방법 자체를 고려할 필요가 없이 특허청구범위의 기재에 의하여 물건으로 특정되는 발명만을 선행기술과 대비하는 방법으로 진보성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4후3416 판결 …(여러 판결들 열거된 사항 생략)… 등을 비롯한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대법원 2013후1726 판결(2015. 2. 12. 선고)은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에 대한 위와 같은 특허청구범위의 해석방법은 특허침해소송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 등 특허침해 단계에서 그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해석방법에 의하여 도출되는 특허발명의 권리범위가 명세서의 전체적인 기재에 의하여 파악되는 발명의 실체에 비추어 지나치게 넓다는 등의 명백히 불합리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권리범위를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의 범위 내로 한정할 수 있다.”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상기한 판결들에 의하면,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에 관한 특허요건 및 특허침해 판단요건이 일관되기 때문에 합리적이라 하겠습니다. 다만, 특허에서 제조방법에 의하여 특정된 물건과 다른 제조방법에 의하여 생산된 물건(선행기술의 물건 또는 침해물건)의 구조나 성질 등을 비교함에 있어서, 서로 다른 제조방법에 의하여 서로 다른 물건 또는 동일한 물건이 생산됨에 대한 입증이 용이하지 않아 심사단계 및 침해판단단계에서, 특히 침해판단단계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특허 명세서에 물건의 구조나 성질 등이 직접적으로 제시되지 못하고 제조방법에 의하여 물건을 간접적으로 특정한 한계로부터 연유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특히 침해판단단계에서는 사후적으로 물건의 특성화를 위한 실험이 요구될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한 해석이 중요한 쟁점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사후적 물건의 특성화는 특허발명의 물건의 성질에 대한 정량적 수치로 이루어질 개연성이 높은데, 그러한 경우 특허발명의 최초 명세서에 제시하지 못한 기술적 사항을 특허등록후에 추인하는 결과가 되어 신규사항의 추가를 부적법한 보정으로 보는 특허법의 입장과 배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적 관점에서 상당히 미묘한 문제점들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상표법은 상표란 상품을 생산, 가공 또는 판매하는 것을 업으로 영위하는 자가 자기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되도록 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상표사용자의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되도록 하는 상표의 기능을 상품출처표시기능이라고 부르며, 그러한 기능을 발휘하는 상표의 능력을 자타상품 식별력이라고 부르고, 간단하게 식별력이라고 부릅니다. 즉, 상표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식별력이 있어야 합니다.
상표법은 또한 기호, 문자, 도형, 입체적 형상 또는 이들을 결합하거나 이들에 색체를 결합한 것을 상표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입체적 형상이 포함된 상표를 입체상표라고 부릅니다. 입체상표는 크게 상품 그 자체의 형상(또는 상품 포장의 형상) 및 상품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입체형상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품 그 자체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입체형상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본질적으로 식별력을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KFC의 할아버지 형상이 이에 해당할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것은 입체상표가 아니고 입체서비스표에 해당하지만 말입니다. 입체적 형상을 상품 또는 상품의 용기, 포장 등에 부착하여 판매하는 경우, 그러한 입체형상이 자타상품 식별을 위하여 사용되었고 또한 수요자도 그렇게 인식하였다면 그러한 입체형상은 입체상표에 해당할 것입니다.
반면에, 상품 그 자체의 형상 또는 상품 용기 또는 포장의 형상은 일반적으로는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한 것으로는 인식되지 않으며, 단지 상품의 기능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요소이거나 상품에 장식적 미를 제공하는 상품 디자인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상품 그 자체의 형상은 본질적으로는 자타상품 식별력을 가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대법원은 Walmart Stores, Inc. v. Samara Brothers, Inc. 사건에서 상품 자체의 디자인, 형상은 본질적으로 식별력이 없다라고 결론지었다고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법원은 소비자는 대부분의 경우에, 상품 디자인의 특징은 색채와 마찬가지로 출처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상품 자체를 더욱 유용하게 또는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하여 의도된 것이라고 인식한다고 하면서 상품의 디자인이 식별력이 있다고 주장할 경우에는 2차적 의미를 입증한 경우에만 보호받을 수 있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여기에서 2차적 의미라 함은 그러한 입체상표는 본질적으로는 상품출처표시기능, 즉 식별력을 가지지 않았으나 사용함에 의하여 수요자에게 특정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된 경우, 즉 사용에 의하여 식별력을 획득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유사하게, 우리나라 상표법도 상품 그 자체의 형상(또는 포장의 형상)은 자타상품 식별력이 없기 때문에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상표법 제6조제1항은 제6조제1항제3호에 해당하는 상표, 즉 ‘그 상품의 산지, 품질, 원재료, 효능, 용도, 수량, 형상(포장의 형상을 포함한다), 가격, 생산방법, 가공방법, 사용방법 또는 시기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되어 있다는 것의 의미는 상표심사기준에 의하면, 상표의 외관, 칭호, 관념을 통해 ‘성질표시’로 직감할 수 있도록 표시된 경우를 말하며, 일반인의 특별한 주의를 끌 정도로 독특한 서체, 도안 및 구성으로 표시되어 있어 문자의 의미를 직감할 수 없는 정도로 도안화된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상표심사기준은 또한 지정상품과의 관계에서 산지 등을 직접적으로 표시하여 상품의 출처표시로 인식될 수 없거나, 특정인에게 독점시킬 경우 당 업계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본호를 적용하며, 상품의 성질을 간접적, 암시적으로 표시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에는 본호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상표심사기준은 입체상표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상품과 관련있는 입체적 형상은 상품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발휘시키거나 또는 심미감을 일으켜 소비자의 구매의욕을 돋우기 위한 의도 등으로 창안되는 것이며, 자타상품을 식별하기 위한 기능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여 입체적 형상의 식별력은 이를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한다”라고 설명합니다.
상품 그 자체의 형상(또는 포장의 형상)은 그 자체가 ‘성질표시’로 직감할 수 있게 표시된 경우에 해당하고, 상품의 성질을 간접적, 암시적으로 표시하는 것에는 해당하지 않으므로, 그리고 상품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것이거나 상품 디자인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수요자는 상품의 형상으로부터 상품출처를 인식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상품의 형상은 본질적으로 자타상품 식별력을 가지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상품의 형상이라도 오랫동안 사용함에 의하여 수요자에게 특정인의 상품으로 각인된 경우에는 2차적 의미에서 식별력을 획득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에는 상표등록을 인정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상표법 제6조제2항은 “제1항제3호부터 제6호까지에 해당하는 상표라도 제9조에 따른 상표등록출원 전부터 그 상표를 사용한 결과 수요자 간에 특정인의 상품에 관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식별할 수 있게 된 경우에는 그 상표를 사용한 상품에 한정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라고 규정합니다.
입체상표가 사용에 의하여 식별력을 획득한 대표적인 예는 코카콜라 병 형상을 들 수 있겠습니다. 또한 최근에 판단된 예로는 화이자의 성기능장애 치료용 약제(비아그라)의 형상을 들 수 있습니다. 화이자의 비아그라에 대한 특허가 만료되면서 한미약품은 동일한 기능을 가지는 약제를 ‘팔팔정’이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하기 시작하였는데, 화이자는 자신의 입체상표에 대한 권리를 한미약품의 ‘팔팔정’이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은 2015. 10. 15. 선고 대법원 2013다84568 판결에 의하여 이루어졌습니다.
대법원 판결은 먼저 화이자의 성기능장애 치료용 약제(이하, ‘비아그라’라 함)의 형상이 상표법 제6조제1항제3호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상품 등의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의 경우, 그 입체적 형상이 당해 지정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에서 그 상품 등의 통상적, 기본적인 형태에 해당하거나, 거래분야에서 채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형한 형태에 불과하거나 또는 당해 상품 유형에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장식적 형태를 단순히 도입하여 이루어진 형상으로서 그 상품의 장식 또는 외장으로만 인식되는 데에 그칠 뿐, 이례적이거나 독특한 형태상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등으로 수요자가 상품의 출처 표시로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위 규정의 ‘상품 등의 형상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일반적인 기준을 언급한 후 비아그라의 형상은 마름모 도형의 입체적 형상과 푸른색 계열의 색채가 결합된 것으로서 알약의 일반적인 형태에 불과하여 상표법 제6조제1항제3호에 해당하고 식별력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의 위 판단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으나,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기준은 상품의 형상이 이례적이거나 독특한 형태상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식별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여부를 모호하게 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기준 자체만으로 본다면 상품의 형상이 이례적이거나 독특한 형태상의 특징을 가진다면 수요자가 상품의 출처표시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으로, 즉 본질적으로 자타상품 식별력을 가지는 것으로 이해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상품의 형상은 사용에 의하여 식별력을 획득하지 않는다면 본질적으로는 식별력을 가지지 않는다는 미국 대법원의 판단과는 배치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은 상품의 형상이 이례적이거나 독특한 형태상의 특징을 가지는 경우에 대한 것은 아니므로, 그러한 이례적인 형상을 가지는 경우 상품의 형상이 본질적으로 식별력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건에서 정립되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대법원은 다음으로, 비아그라의 형상 자체는 사용에 의하여 식별력을 얻었기 때문에 상표로서 인정할 수 있고, 또한 비아그라의 형상은 그러한 형상 이외에도 성기능장애 치료용 약제의 형상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그러한 약제의 형상이 약제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상표법 제7조제1항제13호에 규정된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의 기능을 확보하는데 불가결한 입체적 형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비아그라의 형상은 등록상표의 권리를 가진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한편, 대법원은 한미약품의 ‘팔팔정’ 제품의 형상이 비아그라의 형상에 관한 상표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두 제품의 형상은 모두 색채가 푸른색이고 마름모 도형의 입체적 형상을 가진다는 점에서 공통되지만, “그 형태에 차이점도 존재할 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으로서 대부분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사에 의하여 투약되고 있는 피고 제품들은 그 포장과 제품 자체에 기재된 명칭과 피고의 문자상표 및 상호 등에 의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와 구별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와 피고 제품들의 형태는 수요자에게 오인,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하기는 어려워 서로 동일 또는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상기한 내용에 의하면, 대법원 판결은 화이자의 등록상표에 대하여 등록적격성을 인정하면서도 한미약품의 ‘팔팔정’ 제품은 그러한 입체상표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함으로써 균형잡힌 솔로몬의 지혜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다만, 입체상표의 등록적격성을 인정하면서도 한미약품 ‘팔팔정’ 제품의 형상 그 자체와 화이자의 등록상표(입체상표)만을 비교하여 결론을 내리지 않고, 오히려 다른 요소들(‘팔팔정’ 문자상표 및 ‘한미약품’ 상호 등)을 더욱 크게 평가하여 수요자의 오인,혼동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 점에서, 입체상표의 독자적 의미가 무엇인지 찾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 판결을 참고한다면, 등록된 입체상표에 대하여 권리침해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형상을 완전히 동일하게 모방하지 않고 약간 다르게 구성하고, 또한 등록된 입체상표만을 실제 제품에 사용하는 것은 상정할 수 없고 문자상표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그렇게 표시된 문자상표와 다른 문자상표를 침해제품에 표시하기만 하면 입체상표에 대한 권리침해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므로, 실제로 입체상표의 권리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에 도달하게 됩니다.
입체상표에 대한 이러한 의문 이외에도, 입체상표와 문자상표가 결합된 결합상표가 입체상표로 분류하여 상표등록출원을 하는 경우 그러한 상표는 입체적 형상 자체에는 식별력이 없지만, 문자상표에 의하여 식별력을 가지고, 그래서 전체적인 결합상표도 식별력을 가지는 것이 되어 상표등록이 됩니다. 이와 같은 등록은 입체상표에 대하여 흔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합상표는 입체상표로서 등록되었기 때문에 상품의 입체적 형상 그 자체가 상표로서 등록된 것처럼 오인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상표권자가 이러한 오인을 악용하여 타인이 등록상표의 입체적 형상과 유사한 상품 형상을 사용하는 것을 상표권 침해로 제소하거나 주장하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상표권자 자신이 그렇게 잘못 인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입체상표와 문자상표가 결합된 결합상표에 대해서는 권리해석에 더욱 신중을 기하여야 하겠습니다.
특허출원된 발명이 특허등록을 받기 위해서는, 특허출원 전에 그 발명이 공지되지 않아야 합니다. 즉, 신규성이 있는 발명에 해당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특허출원 전에 공지된 발명은 원칙적으로 신규성이 상실되어 특허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을 예외없이 고수한다면, 교수 및 연구원은 자신의 발명을 학술지, 학회 등에서 발표하는 것을 꺼리게 되고, 기업은 개발중인 제품을 박람회 및 전시회 등에 출품하는 것을 꺼리거나 긴급한 신제품 출시를 늦추어야 하는 등, 경우에 따라서는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일정한 경우에 신규성이 상실되었더라도 특허출원을 하는 경우에는 그 특허출원발명에 대해서는 신규성이 상실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소위 신규성 상실 예외 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특허법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30조(공지 등이 되지 아니한 발명으로 보는 경우) ①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의 발명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그 날부터 12개월 이내에 특허출원을 하면 그 특허출원된 발명에 대하여 제29조제1항 또는 제2항을 적용할 때에는 그 발명은 같은 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1.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에 의하여 그 발명이 제29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다만, 조약 또는 법률에 따라 국내 또는 국외에서 출원공개되거나 등록공고된 경우는 제외한다.
2.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발명이 제29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② 제1항제1호의 적용을 받으려는 자는 특허출원서에 그 취지를 적어 출원하여야 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특허출원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특허청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③ 제2항에도 불구하고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보완수수료를 납부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간에 제1항제1호를 적용받으려는 취지를 적은 서류 또는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
1. 제47조제1항에 따라 보정할 수 있는 기간
2. 제66조에 따른 특허결정 또는 제176조제1항에 따른 특허거절결정 취소심결(특허등록을 결정한 심결에 한정하되, 재심심결을 포함한다)의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의 기간. 다만, 제79조에 따른 설정등록을 받으려는 날이 3개월보다 짧은 경우에는 그 날까지의 기간
우리나라 특허법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을 적용받아 특허등록을 받기 위한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가 자신의 발명을 공지한 것이거나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의 의사에 반하여 발명이 공지되었을 것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는 발명자이거나 발명자로부터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양도받은 자입니다. 따라서,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발명자 또는 그 발명에 대한 승계인이 그 발명을 공개하여야 합니다. 발명자 또는 승계인에 의한 발명의 공개는 본인이 직접 공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의 허락 또는 지시에 의하여 타인이 공개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A가 어떤 발명에 대하여 특허출원을 하였는데, 그 특허출원일 전에 A와는 전혀 무관한 B가 그 발명을 공개하였다면, A의 특허출원은 신규성이 인정되지 않아 특허등록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B는 A의 발명에 대하여 발명자도 아니고 발명의 승계인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언급한 바와 같이, B가 A 또는 A의 발명에 대한 승계인으로부터 그 발명을 지득하였고, A 또는 A의 승계인의 허락 또는 지시에 의하여 그 발명을 공개한 경우라면 A 또는 A의 승계인에 의한 공개로 인정되기 때문에 A의 발명은 특허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B가 A 또는 A의 승계인으로부터 그 발명을 지득하였는데, A 또는 A의 승계인의 허락 또는 지시를 받지 않고 그 발명을 공개하였다면, 그러한 공개는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신규성 상실 예외 주장을 하면서 특허출원을 할 때 문제가 되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상정할 수 있습니다.
발명자 A는 특허출원 전에 시제품을 전시회에 출품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로부터 12개월이 경과하기 전에 특허출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B는 우연히 그 전시회에 참석하여 A의 시제품을 보게 되었고, A의 특허출원일 전에 그 시제품을 완성하여 판매를 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에 입각하면, B는 스스로 그 시제품을 개발한 것이 아니고, A로부터 그 시제품에 관한 발명을 지득한 것이기 때문에 B의 제품 판매는 A의 의사에 반한 공지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B의 제품 판매 행위로 인하여 A의 발명에 대한 신규성이 상실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적 관점에서, B는 그 제품을 자신이 스스로 개발하였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A는 자신의 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기 위해서는, B의 제품 판매는 자신의 발명을 보고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고 B가 스스로 제품 개발을 한 것이 아님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신규성 상실 예외 제도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한편, 위의 예시적 상황에서 B가 제품을 판매하는 대신에 그 시제품에 관한 발명을 A의 특허출원일 전에 특허출원한 경우라면, A의 특허출원은 B의 특허출원보다 늦은 것이 되어 A는 특허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물론 B도 A에 의한 공개때문에 특허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A가 특허등록을 받기 위해서는, B가 그 발명을 스스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A의 시제품을 보고 모방을 하여 모인출원을 하였다는 것을 입증하여야 하는데, 그러한 입증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또한 신규성 상실 예외 제도의 활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이에 대하여, 미국 특허법은 발명자의 공개와 특허출원일 사이에 타인의 공개 및 특허출원이 있더라도 그러한 타인의 공개 및 특허출원으로 인하여 발명자의 특허출원이 거절되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위와 같은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2) 공지된 발명과 특허출원된 발명은 동일한 발명이거나 진보성이 부정될 수 있는 발명일 것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가 발명을 공개하고 그 후 특허출원하였을 때, 공개한 발명과 특허출원한 발명은 일반적으로는 동일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발명 공개일과 특허출원일 사이의 기간이 어느 정도 된다면 그 동안에 공개한 발명을 개량한 발명이 특허출원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특허출원된 발명이 공개된 발명과 동일한 발명일 경우에만 신규성 상실 예외를 인정한다면, 공개된 발명보다 진보성이 인정되지 않지만 어느 정도 개량된 발명은 특허등록을 받을 수 없게 되어 불합리합니다. 따라서, 특허법은 신규성 규정의 적용뿐만 아니라 진보성 규정에 대해서도 공개된 발명을 선행기술에서 배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3) 공지된 날로부터 12개월 이내에 특허출원할 것
종래에는 공지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특허출원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였지만,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라 그 기간이 12개월로 연장되었습니다.
미국과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6개월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4) 공지의 형태에는 제한이 없음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에 의하여 또는 그 자의 의사에 반하여 발명이 공지되었다면, 공지된 유형은 특별히 제한되지 않습니다. 즉 간행물에 기재함으로써 공지가 되었건, 박람회 출품에 의해 공지가 되었건, 그 외에 시험, 판매 등에 의하여 공지가 되었건 상관하지 않습니다.
한편, 유럽의 경우에는 매우 제한적인 공지 유형만이 인정됩니다. 구체적으로, ‘1928년 11월 22일 파리에서 조인되고 1972년 11월 30일 최종 개정된 국제전시회에 관한 협약’의 조건에 맞는 공식적인 또는 공인된 국제전시회에서 행한 발명의 개시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신규성 상실 예외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국제전시회로는 Milano(IT), Antalya(TR), Astana(KZ) 및 Dubai(AE)로 된 4개의 국제박람회만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중국정부가 주최하거나 승인한 국제박람회에 최초로 전시한 경우, 규정된 학술회의나 기술회의에 최초로 발표한 경우, 타인이 출원인의 동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그 내용을 누설한 경우만이 신규성 상실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5) 절차를 준수할 것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을 적용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특허출원서에 그 취지를 기재하여야 하고, 증명서류를 특허출원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특허청장에게 제출하여야 합니다.
신규성 상실 예외 주장은 특허출원시에 특허출원서에 그 취지를 기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의견제출통지서에 대한 보정기간 또는 특허결정의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그 취지를 기재한 서류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증명서류의 제출도 그러한 기간 내에 보완할 수 있습니다.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에 대한 효력은 단지 특허출원일 전에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에 의한 발명의 공개에 의하여 신규성이 상실되지 않는다는 것뿐입니다. 즉, 특허출원일이 발명의 공지일로 소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서 신규성 상실 예외가 적용되는 특허출원을 한 후 우선권주장기간인 1년 이내에 한국에 우선권주장을 하여 특허출원을 하는 경우, 한국에서의 실제 특허출원일이 그 발명의 공지일로부터 1년을 경과하게 된다면 한국에서는 그 특허출원에 대하여 신규성 상실 예외를 인정받을 수 없게 되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이러한 사항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 대해서도 적용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실제 특허출원일 전으로부터 1년 이내에 발명의 공지가 있는 경우’라고 규정하지 않고 ‘유효출원일 전 1년 이내에 발명의 공지가 있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유효출원일은 우선권주장이 있는 특허출원에 대해서는 실제 출원일이 아니라 우선권주장의 기초가 된 특허출원의 출원일이고, 분할출원에 대해서는 원출원일입니다. 따라서, 발명의 공지일로부터 1년 이내에 우선권주장의 기초가 되는 특허출원을 하면, 그 후 우선권주장을 한 특허출원이 발명의 공지일로부터 1년을 경과하여 제출되었더라도 신규성 상실 예외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신규성 상실 예외에 대한 인정은 미국에서 가장 폭넓게 인정된다고 할 수 있는데, 미국의 제도는 특허출원인에 대한 보호를 가장 두텁게 한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반면에 선행기술중 어떤 것이 신규성 예외 규정을 적용받을 지 알 수 없으므로, 심사관에게는 심사부담이 어느 정도 가중된다고 할 수 있고, 또한 제3자는 특허출원발명이 선행기술과 동일하더라도 특허등록이 거절될 것이라고 속단할 수 없고, 특허청의 최종 결정이 있을 때까지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그러한 점은 단점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특허출원인의 이익 그리고 심사관 및 제3자의 이익을 고려하여 어떤 지점에서 균형을 맞출 것인가는 각국이 정책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문제이므로, 어떤 제도가 좋다라고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신규성 상실 예외 제도가 실효성있게 운용되게 하기 위한 검토도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특허법은 특허가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별도로 마련한 특허의 무효심판절차에 의하여 그 특허를 무효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특허는 일단 등록된 이상 비록 진보성이 없어 무효사유가 존재하더라도 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대세적으로 무효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특허침해소송에서 침해자(피고)의 제품이 기술적 측면에서 특허권을 침해하고 있음은 명확하지만 또한 특허발명이 진보성이 없어 무효가 될 것이 명백한 경우, 피고에게 진보성 흠결에 대한 특허무효의 항변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만약 피고에게 그러한 항변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피고는 특허침해소송과는 별도로 특허권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하여 특허권을 무효시켜야 하는데, 이것은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특허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이 진보성 흠결에 대한 특허무효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면 무효심판에 의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특허침해소송의 절차가 중단되는 것이 결과의 적정성 측면에서 요구되지만 소송의 지연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반면에, 특허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이 무효심판의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절차를 진행한다면 소송의 지연은 피할 수 있으나 판결의 적정성을 보장받을 수는 없게 된다.
또한 특허침해소송의 피고(침해자)는 특허침해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벗어나려면 반드시 무효심판을 청구하여야 한다. 이것은 특허침해소송에서 특허무효의 항변을 인정하는 경우와 비교할 때 피고에게 과도한 부담을 요구하는 것일 수 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하여 종지부를 찍는 판결이 대법원에 의하여 내려졌다.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10다95390 판결(전원합의체 판결)이 그것이다.
대법원 2010다95390 판결은 사회의 기술발전에 기여하지 못하는 진보성없는 발명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인데 특허청 심사관의 착오로 특허등록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제한없이 그 기술을 특허권자가 독점한다면 공공의 이익을 부당하게 훼손하고, 특허법의 입법목적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즉, 그러한 특허권의 행사는 특허권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고 그 발명을 실시하는 자에게는 불합리한 고통이나 손해를 줄 뿐이므로 실질적 정의와 당사자들 사이의 형평에도 어긋난다고 설시하였다.
이 판결은 계속하여,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어 그 특허가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고, 특허권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으로서도 특허권자의 그러한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있는 경우 그 당부를 살피기 위한 전제로서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에 대하여 심리,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한편, 대법원 2012. 10. 18. 선고 2010다103000 판결(전원합의체 판결)은 상표권에 대해서도 동일한 취지로 판시하였다. 즉, 상표권 침해소송에서 상표권의 무효 항변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은 그 당부를 살피기 위하여 상표권의 무효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상표권이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상표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반면에,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12후4162 판결(전원합의체 판결)은 실용신안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실용신안 고안의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범위를 부정하여서는 안된다고 판시하였다. 즉, 특허 및 실용신안에 관한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특허 및 실용신안이 진보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효이므로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항변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판결이 진보성 흠결에 관한 특허 무효의 항변에 대하여 특허 권리범위확인심판을 특허침해소송과 다르게 보는 이유는 특허 권리범위확인심판의 법적 성질에 있다.
이 판결은 “특허법이 규정하고 있는 권리범위확인심판은 심판청구인이 그 청구에서 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확인대상발명이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는 객관적인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목적을 가진 절차이므로, 그 절차에서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까지 판단하는 것은 특허법이 권리범위확인심판 제도를 두고 있는 목적을 벗어나고 그 제도의 본질에 맞지 않다. 특허법이 심판이라는 동일한 절차 안에 권리범위확인심판과는 별도로 특허무효심판을 규정하여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 특허무효심판에서 이에 관하여 심리하여 진보성이 부정되면 그 특허를 무효로 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진보성 여부를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까지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본래 특허무효심판의 기능에 속하는 것을 권리범위확인심판에 부여함으로써 특허무효심판의 기능을 상당 부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범위를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라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에 따르면, 특허 무효 여부는 무효심판에서 심리 및 판단되어야 하고, 특허 권리범위확인심판은 특허권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확인대상발명이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는 객관적인 범위(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만을 심리 및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 1983. 7. 26. 선고 81후56 판결(전원합의체 판결)은 특허 권리범위확인심판 사건에 있어서, “등록된 특허의 일부에 그 발명의 기술적 효과발생에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 아닌 공지사유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그 공지부분에까지 권리범위가 확장되는 것이 아닌 이상 그 등록된 특허발명의 전부가 출원당시 공지공용의 것이었다면 그러한 경우에도 특허무효의 심결의 유무에 관계없이 그 권리범위를 인정할 근거가 상실된다는 것은 논리상 당연한 이치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대법원 1964. 10. 22. 선고 63후45 판결(전원합의체 판결)은 실용신안 권리범위확인심판 사건에 있어서, “실용신안권은 신규성있는 기술적 고안에 부여되는 것이며 그의 구체적인 기술적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출원당시의 기술적 수준이 무효심판의 유무에 구애됨이 없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서 공지공용의 사유까지 포함한 출원이 있고 그 출원에 의한 등록이 있었다하여도 전연 신규성있는 기술적 효과가 인정될 수 없는 공지공용의 부분까지 명세서나 도면에 기재되어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권리범위라고하여 독점적인 실시권이 부여되어 기왕부터 널리 사용하고 있는 공지의 부분에 대하여까지 배타적 권리를 인정케 하는 결과는 오히려 기술의 진보향상을 도모하여 국가 산업의 발전에 기여코저 하는 실용신안법의 정신에 정면 배치된다 할 것이며 실용신안권이 신규성있는 기술고안에 대하여만 부여되고 신규성있는 기술적 효과 발생에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공지사유에 대하여까지 권리범위를 확장할 수 없다는 것을 간과한 이 법령오해는 원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믈 이점에 관한 상고논지는 이유있고 원심결은 파기를 면치 못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위 대법원 2012후4162 판결은 상기한 종래의 대법원 판결들을 감안하여 다음과 같이 보충 설명하였다.
즉, 이 판결은 “다만 대법원은 특허의 일부 또는 전부가 출원 당시 공지공용의 것인 경우까지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권리범위를 인정하여 독점적, 배타적인 실시권을 부여할 수는 없으므로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도 특허무효의 심결 유무에 관계없이 그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대법원 1983. 7. 26. 선고 81후5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를 공지공용의 것이 아니라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선행기술에 의하여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것뿐이어서 진보성이 부정되는 경우까지 확장할 수는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판시내용은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신규성 흠결에 대한 무효 항변은 인정되지만 진보성 흠결에 대한 무효 항변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왜 무효사유 중에서 신규성 흠결과 진보성 흠결을 차별적으로 취급하는지에 대한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1974년 개정 특허법이 특허요건으로서 진보성 규정을 도입하였고, 그 이후로 진보성 규정은 특허요건으로 유지되어 왔지만, 대법원 63후45 판결 및 81후56 판결의 대상이 되는 실용신안권 및 특허권에 대하여 적용되는 특허요건은 신규성 규정만을 포함하고, 진보성 규정은 포함하지 않았다. 따라서, 당시에는 신규성 요건을 지금의 진보성 요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넓게 해석하여 적용하였다. 즉, 당시의 신규성 요건은 현재의 신규성 요건과 진보성 요건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특허 무효 항변으로서 신규성 흠결과 진보성 흠결을 차별화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010다95390 판결이 진보성 흠결이 있어 무효로 될 것이 명백한 경우라도 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이상 대세적으로 무효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그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뿐이고, 무효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 무조건 특허권의 권리범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여기에서,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시하지 않았지만, 예를 들어, 특허청구범위의 일부에 무효사유가 있는 반면에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는 무효사유가 없고, 특허침해제품이 무효사유가 없는 특허청구범위에 해당하는 경우가 특별한 사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정정심판에 의하여 무효사유가 있는 부분을 완전히 제거한다면 특허청구범위는 흠결이 없게 되어 무효를 면할 수 있게 될 것이고, 특허침해제품은 특허침해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정정심판에 의하여 흠결있는 부분을 삭제하고 나머지 부분만으로 특허등록이 여전히 유효하게 유지될 수 있으며, 특허침해제품은 유효한 특허청구범위에 속하는 경우라면 굳이 정정심판에 의하여 특허청구범위를 분명하게 정리하지 않더라도 특허침해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정정심판에 의하여 유효한 부분이 남게 될 것인지 여부 및 특허침해제품이 유효한 특허권리범위 부분에 속하게 될 것인지 여부가 정정심판이 확정된 후에야 비로소 명확해진다면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시 대법원 2012후4162 판결에 대하여 살펴보면, 대법원 2012후4162 판결은 63후45 판결 및 81후56 판결과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진보성 흠결에 대한 무효 항변을 신규성 흠결에 대한 무효 항변과 차별화하였지만, 63후45 판결 및 81후56 판결의 기본적 취지는 특허권의 일부 및 전부에 무효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리고 특허권에 무효사유가 없는 경우라도,) 공지공용의 기술에 대해서는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더욱 올바를 것이다. 즉, 공지공용의 기술에는 특허권의 권리범위가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그 특허권에 무효사유가 있느냐 여부에 관계없이, 다시 말하면, 무효심판의 유무에 구애됨이 없이 출원당시의 기술적 수준에 의하여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허권에 무효사유가 없는 경우라면, 당연히 그 특허권의 효력은 형식적으로도 공지공용의 기술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한편, 특허권의 일부 또는 전부에 무효사유가 있는 경우라면, 그 특허권의 효력은 형식적으로는 공지공용의 기술에 미친다고 해석될 수 있으나, 대법원 판결들이 설시한 바와 같이, 공지공용의 기술은 실질적으로 그 특허권자의 것이 아니므로 특허권의 권리범위가 속한다고 하는 것은 특허 권리범위확인심판의 법적 성질에 비추어 보더라도 타당하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등록특허의 특허청구범위가 청구항 1만으로 되어 있고, 그러한 청구항 1은 구성요소 A, 구성요소 B 및 구성요소 C를 포함하는 제품 P으로 정의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또한 특허 명세서에는 구성요소 C에 속하는 구체적인 구성요소의 예시로서 구성요소 C1, C2 및 C3가 제시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여기에서, 구성요소 C는 구성요소 C1, C2 및 C3의 상위개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시나리오 1은 A+B+C1을 포함하는 제품 P가 특허권자가 아닌 타인(침해자)에 의하여 생산 및 판매되었고, 특허권자는 침해자에 대하여 특허침해금지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소송 중에 침해자가 A+B+C1을 포함하는 제품 P은 종래기술에 해당한다는 항변을 하였고, 이러한 항변이 사실임이 인정되었다. 여기에서, A+B+C1을 포함하는 제품 P가 종래기술에 해당한다는 것은 종래기술과 동일한 것(신규성 흠결에 대응)뿐만 아니라 통상의 기술자가 종래기술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것(진보성 흠결에 대응)도 포함한다.
대법원 2010다95390 판결에 따르면, 이러한 침해금지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특허침해금지청구소송에서 이러한 무효 항변이 인정되었다고 해서 그 특허권이 대세적으로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무효심판이 제기되더라도 청구항 1을 구성요소 A, 구성요소 B 및 구성요소 C2 또는 C3를 포함하는 제품 P로 정정한다면 구성요소 C1과 구성요소 C2 또는 C3의 관계 등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특허등록이 유지될 가능성은 있다.
시나리오 2는 시나리오 1과 동일한 상황에서 특허권자 또는 침해자가 특허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다는 것이다.
대법원 63후45 판결 또는 81후56 판결에 따르면, A+B+C1을 포함하는 침해제품은 공지공용의 기술에 해당하므로 특허권의 권리범위가 미치지 않는 영역에 있다는 것이다. 즉,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A+B+C1을 포함하는 침해제품이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근거는 A+B+C1을 포함하는 제품이 종래기술의 영역에 속한다는 내용에 근거한 것일 뿐이고, 특허청구범위 청구항 1 발명이 무효라는 것에 근거하지는 않는다. 대법원 63후45 판결 또는 81후56 판결은 특허발명의 일부 또는 전부가 공지공용인 경우 그러한 공지공용인 부분에 대하여 권리범위를 인정할 근거가 상실된다고 판시하고 있는 것이다.
시나리오 3은 A+B+C2을 포함하는 제품 P가 특허권자가 아닌 타인(침해자)에 의하여 생산 및 판매되었고, 특허권자는 침해자에 대하여 특허침해금지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소송 중에 침해자가 A+B+C1을 포함하는 제품 P는 종래기술에 해당한다는 항변을 하였고, 이러한 항변이 사실임이 인정되었다. 반면에 구성요소 C2는 구성요소 C1과는 분명히 다를 뿐만 아니라 구성요소 C1을 구성요소 C2로 변경하는 것은 통상의 기술자에게 자명한 사항은 아니었다고 인정되었다. 즉, A+B+C2을 포함하는 제품 P에는 무효사유가 없었다.
대법원 2010다95390 판결에 따르면, 특허 청구항 1 발명(A+B+C를 포함하는 제품 P)이 무효가 되어야 할 운명이기 때문에 그러한 특허권의 행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A+B+C2을 포함하는 제품 P에는 무효사유가 없다는 특허권자의 항변이 인정될 여지가 있고, 그렇다면 그러한 경우는 권리남용을 적용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떠한 경우가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대법원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으므로, 앞으로 그에 관한 판결이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시나리오 4는 시나리오 3과 동일한 상황에서 특허권자 또는 침해자가 특허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A+B+C2을 포함하는 침해제품은 종래기술의 영역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특허권의 권리범위에서 배제될 수 없고, 따라서 통상적인 판단에 의하여 침해제품은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판단될 것이다.
이상을 정리하면, 형식적으로는 특허침해소송에서는 특허권의 무효 항변이 인정되는 반면에 특허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특허권의 무효 항변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내용의 측면에서 보면, 침해제품 또는 확인대상발명이 종래기술의 영역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특허권의 독자적 권리범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요소가 됨을 알 수 있다. 다만, 특허권의 권리범위가 종래기술의 영역을 포함하지만 특허권의 권리범위를 종래기술의 영역과 독자적 영역으로 구분할 수 없게 정의된 경우라면 그래서 정정심판에 의하여 특허권의 권리범위 중에서 종래기술의 영역에 해당하는 부분을 삭제하고 독자적 영역만을 남겨두게 정정할 수 없다면 특허권의 독자적 권리범위를 인정받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갑순이>는 어떤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순이>는 전문적인 제품개발 능력이 부족해서 <갑돌이>에게 구체적인 제품의 개발을 의뢰하였고 그에 따라 제품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발명자는 누구이고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 귀속될까요?
특허법은 발명을 한 자 또는 그 승계인이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발명자는 자신의 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며 타인에게 이 권리를 전부 또는 일부 양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발명을 2인 이상이 공동으로 한 경우에는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그 발명자들이 공유합니다. 공동발명자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는 그 발명에 대한 기여가 그 발명의 탄생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에 따라 판단됩니다. 따라서 연구개발 과업을 지시한 자, 단순히 노동력만을 제공한 단순 보조자, 후원자 등은 발명의 착상과 이의 구체화 과정에 어떠한 실질적인 기여도 하지 못하여 단순 협력자로 인정되므로 공동발명자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물론 논란이 있는 경우에 단순 협력자인지 실질적 협력자인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최종적으로는 법원이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갑순이>는 훌라후프의 안쪽 부분 전체(신체와 맞닿는 부분)에 여러 개의 돌기가 형성된 훌라후프가 지압, 안마 효과를 가지고 높은 운동량을 보일 것이라는 착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순이>는 플라스틱 제품의 설계 및 제조에는 전문적인 지식과 설비가 없기 때문에 전문설계 및 제조업자인 <갑돌이>에게 제품생산을 의뢰하여 제품을 완성하였습니다. 이 때 이 제품에 대한 발명자는 누구일까요?
누가 발명자인가에 대한 판단은 발명이 무엇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의 예에서 발명이 신체와 맞닿게 될 안쪽 부분 전체에 여러 개의 돌기가 형성된 훌라후프라고 한다면 이것의 발명자는 <갑순이>가 될 것입니다. 물론 <갑돌이>는 <갑순이>의 발명사상을 구체적인 물건으로 구현시켰으나 <갑돌이>의 행위는 발명의 창작에 있어서 실질적인 협력으로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플라스틱 제품, 특히 훌라후프의 설계 및 생산을 주요 업무로 하는 일반적 사업자라면 누구나 <갑순이>의 발명내용에 따라 그러한 훌라후프 제품을 쉽게, 즉 창작적인 노력을 들이지 않고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갑돌이>가 <갑순이>의 의뢰에 따라 구체적인 제품을 설계 및 생산함에 있어서 훌라후프의 돌기를 특별한 형태(예를 들어, 정이십면체 형상의 돌기)로 형성한다면 <갑순이>가 생각하는 목적(지압, 안마 효과, 운동량 증대 효과)을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제품을 완성시켰다면 어떨까요? 즉 신체와 맞닿게 될 안쪽 부분 전체에 여러 개의 정이십면체 형상의 돌기가 형성된 훌라후프라는 발명의 발명자는 누구일까요? 이 때에는 <갑돌이>는 이 발명의 창작에 실질적인 협력을 한 것이 됩니다. 따라서 이 발명은 <갑순이>와 <갑돌이>의 공동발명이 됩니다.
또한 <갑돌이>는 훌라후프를 하나의 원형으로 만드는 대신에 여러 개로 부품화하고 이를 조립하여 원형의 훌라후프가 형성되게 함으로써 보관의 편리성을 높였다고 한다면 이 발명도 위와 마찬가지로 <갑순이>와 <갑돌이>의 공동발명에 해당한다고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특허법은 공동소유 발명에 관한 특허권에 대하여 실시권의 설정, 이전 등은 공유자들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그 특허발명의 실시는 공유자 각각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의 발명들을 완성한 후 <갑순이>와 <갑돌이>는 공동 명의로 위의 세 개의 발명을 청구항 1(안쪽에 돌기가 있는 훌라후프), 청구항 2(안쪽에 정이십면체 형상의 돌기가 있는 훌라후프) 그리고 청구항 3(안쪽에 돌기가 있는 훌라후프로서 여러 조각으로 부품화되어 있는 훌라후프)으로 하여 특허출원하고 이어서 특허등록을 받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청구항 1의 발명은 <갑순이>의 소유이고 청구항 2 및 3의 발명들은 <갑순이>와 <갑돌이>의 공동소유입니다. 청구항 2와 3의 발명만을 보면 <갑순이>와 <갑돌이>는 특허권의 공동소유 원칙에 따라 각자 자유롭게 그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청구항 2와 3의 발명의 실시는 청구항 1의 발명을 실시하는 것이 되어 결국 <갑돌이>의 청구항 2와 3의 실시는 <갑순이>의 청구항 1에 관한 특허권을 침해하는 것이 됩니다.
따라서 <갑돌이>는 <갑순이>의 허락없이는 그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갑순이>가 청구항 1의 발명을 독자적으로 특허출원한 후 청구항 2 및 3의 발명에 대해서는 <갑순이>와 <갑돌이>가 공동으로 출원한 경우와 비교한다면 원칙상 자명한 것입니다. 원리상으로는 그러하다고 생각되지만 이와 유사한 판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갑돌이>가 청구항 1, 2 및 3의 모든 발명들에 대하여 공동소유라고 주장하고 <갑순이>의 의지에 반해서 독자적으로 위 훌라후프 제품을 생산, 판매할 경우에는 <갑순이>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럴 경우 청구항 1, 2 및 3의 발명이 하나의 출원으로 특허출원되고 등록되었기 때문에 <갑순이>는 청구항 1의 발명은 자신만의 소유라는 것을 입증하여야만 합니다. 이러한 입증이 쉬운 경우라도 분쟁 발생 후 해결은 소모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甲과 乙은 공동개발의 착수 이전에 창출할 지식재산권에 대한 권리 관계를 분명히 하고 또한 개발과정 및 개발 후에 각자의 역할 규정을 명확하게 하는 계약서를 미리 작성하여 둠으로써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